레베카 Rebecca, 1940
드라마, 멜로/로맨스, 스릴러, 미스터리 미국 130분 1954.03.02. 개봉 15세 관람 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로렌스 올리비에, 주디스 앤더슨, 조안 폰테인 등 출연
1941 1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촬영상 수상
원작 도서 레베카 [ 초판 출간 80주년 기념판, 양장 ]
대프니 듀 모리에 저/이상원 역 | 현대문학 | 2018년 08월 15일 | 원서 : Rebecca
몬테카를로에서 사랑을 만나다. 순수 서민녀와 재벌남. 너무 뻔한가? 아니다.
어느 부잣집 마나님의 말동무 겸 비서로 사는 순수 처녀 ‘나(이 글에서는 이하 '순수녀'로 칭한다.)’는 급작스러운 보트 사고로 아내와 사별한 재벌 ‘맨덜리’‘맨덜리’ 가의 남자 ‘막심 드 윈터’(애칭 ‘맥심’ - 이 글에서는 이하 ‘재벌남’으로 칭한다.)를 만난다. 둘의 사랑은 급발진하여 급히 뉴욕으로 돌아가려는 순수녀에게 재벌남이 약혼을 청한다.
둘은 집으로 돌아왔는데 거대한 성이다. 그 안에 여전히 숨 쉬고 있는 여인네가 있으니 레. 베. 카. 성에 처음 발을 딛던 날 하녀 총책 ‘댄버스(이 글에서는 이하 '총책녀'로 칭한다.)’의 눈빛 속에 ‘당신은 옛 주인마님 레베카를 대신할 수 없다.’고 쓰여있다. 성 곳곳에 배치된 하인들도 모두 그런 뉘앙스로 순수녀를 대한다.
재벌가에, 사고사를 한 올킬 미녀 마나님이라. 그리고 뭔가 있는 듯한 뒤숭숭 성. 이도 너무 빤하지 않은가?? 아니다.
어느 날 남편과 함께 바닷가 산책을 나갔다가 이 집안의 ‘미스터리’를 깨닫는다. 바닷가 끝에 별장 같지도 않은 허술한 건물이 하나 있다. 그 안에는 정신 나간 듯한 사람이 살고 있다. 그는 순수녀에게 묻지도 않은 말을 내뱉는다. ‘돌아올 수 없어요.’
레. 베. 카.
그녀는 보트 사고로 사망했고 제법 먼 해안에서 시체가 발견되어 상을 치렀다는데. 남편은 바빠서 얼굴 보기도 힘들다. 건물 서쪽은 레베카의 흔적이 그대로 있어 사용하지 않는다. 등 중세 마녀 모습의 하인 총책녀는 경직의 최고를 보여주는 얼굴과 온몸으로 순수녀를 압박한다.
오우, 마이 가~ㄷ. 죽은 여자의 사촌남이 끼어 있네? 이런 너무나 뻔뻔한 사랑놀이 아녀? 아니다.
남편이 런던행으로 집을 비우던 날 한 남자가 서쪽 건물에서 총책녀와 함께 있다가 발견된다. 그는 레베카의 사촌이었다. 똘끼의 사내는 순수녀를 발견하고 진한 농담 속에 제대로 된 비아냥을 섞어 순수녀를 공격한다. 총책녀는 순수녀에게 이 남자의 출현을 남편에게 말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
자. 지금까지 주요 등장인물은 남편과 순수녀와 총책녀와 레베카의 사촌. 아하 레베카. 그리고 외딴 건물 속 폐인남.
현실을 탈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이벤트. 그 안에 스며드는 미스테릭 한 힘. 그것 역시 늘 있는 거잖아. 아니다. 기다리라. 알프레드 히치콕이 아니냐?
혼란 속에서 남편과의 진정한 사랑을 밝게 꽃 피울,, 총책녀가 말한 레베카의 아름다움을 잠재울 이벤트를 생각해낸 순수녀. 레베카의 시절 늘 행해졌다는 ‘가면무도회’를 기획한다. 순수녀의 드레스를 총책녀가 택한다. 우아한 공주풍의 드레스 차림을 가면무도회에 선보이는 찰나 남편이 질색한다. 그 드레스는 레베카의 상징이었던 것. 그리고 그날, 가면무도회가 진행되는 날. 성 앞바다에서 레베카의 보트가 발견된다. 바다 깊숙이 그녀가 그곳에 있었다.
자, 무슨 일인가. 레베카의 시신은 발견되어 장이 치러졌다는데. 시신이 발견되었다? 아하, 타살이구먼. 그렇담 만남의 처음부터 표정 속에 자기 삶을 안고 있었던 재벌남. 이리저리 꿰어보니 예측이 되는구먼. 아니다. 기다리라!
재벌남이 마침내 아내에게 고백한다. 레베카를 죽였노라고. 레베카는 호의호식하러 미인계를 내세워 재벌남을 유혹했던 것. 결혼 후 그녀의 더러운 진성이 발휘되었고 재벌남은 숨을 쉴 수가 없었고. 레베카는 더군다나 사촌(얼마 전 순수녀에게 들켰던 끼돌남)과 놀아났고 그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다는. 레베카는 사촌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이 집안의 부를 계승할 것이라며 재벌남을 압박했다는. 견딜 수 없었던 재벌남은 그녀에게 한 방을 날렸고 엎어지면서 무거운 무엇에 찧은 레베카가 죽었고 그는 레베카를 장대비가 쏟아지던 날 보트에 태워 바닷속 깊이 가라앉혔다는.
재판이 시작되고 레베카의 사촌과 폐인 남과 재벌남과 보트 전문가 하인이 증인으로 나서는데. 레베카가 다녔다는 병원의 의사까지 들먹여진다. 그리고 재벌남의 살인으로 판결이 정착될 것 같은 순간 의사가 판을 뒤집는다.
‘그녀는 암 말기였습니다. 그녀는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에 웃음을 흘리면서 곧 죽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벌남은 용의 선상에서 벗어나면서 친구에게 고백한다.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어. (내가 자신을 죽일 것을)”
이야기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어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깊숙이 페달을 밟으면서 재벌남이 말한다. 불. 길. 해.
성이 불타고 있었다. 레베카의 환영에서 못 벗어난 총책녀는 순수녀가 남편과 함께 깨 쏟아내며 살아가는 꼴을 볼 수 없다며 성을 불태우고 있었다.
너무나 뻔한 사랑놀이. 사랑놀이의 얽힘. 사랑놀이의 간접경험 속에 마치 자기 일인 듯 흠모하는 불쌍한 하층민들. 그리고 몇 주변인들의 간질거림이 끼어들어 진행되는 이 영화. 기승전결이 내 뇌 속에서 이미 펼쳐져 있는데 어쩌자고 영화는 어느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볼 것을 내게 강요(?)하는지. 어쩌자고 끝까지 나를 꽉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지.
원작을 읽지 않았다. 뮤지컬도 못 보았다. 히치콕 영화를 대부분 본 것 같은데 이 영화는 오늘 처음 본 듯하다. (사실 너무 많은 영화를 봐서 이젠 이 영화, 저 영화 구별이 되질 않는다. 이 영화도 분명 보긴 봤을 거다. 아주 아주 오래전에~)
새삼 ‘알프레드 히치콕’이 ‘이름 그대로 장르’라는 말을 실감하였다. 그야말로 명화 중 명화였다. 그 힘이 무엇일까? 알프레트 히치콕의 힘은 어떤 것일까. 히치콕의 영화를 다시 봐야 되겠다. ‘이창’부터 다시 시작!
인터넷 검색창을 둘러보니 ‘레베카’가 최근 들어 리메이크된 적이 있다는데. 그다지 평가가 좋지 않다. 그냥 넘길 생각이다. 작을 뛰어넘는 리메이크작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원곡 가수를 뛰어넘는 리메이크곡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어제 두 편의 영화를 봤다. ‘따뜻함’과 ‘서늘함’의 원형을 본 듯하다. 어제도 뿌듯했다. 이렇게 긴 글까지 두 편을 쓰고 보니 요즘 내 삶이 무척 신선해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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