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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

그녀의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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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조각들 Pieces of a Woman

드라마 미국   126분, 2020,  청소년 관람 불가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
바네사 커비, 샤이아 라보프, 엘렌 버스틴 등 출연
 
 
네이버 영화에서 가져옴

 

'공진( - 추측컨대)'으로 끊어진 다리를 연결하는 공사장에서 한 남자가 소리칩니다. 

내 딸은 잘 자라고 있다고요. 

다리는 미국 3대 다리 중 하나였습니다. 

'공진(振)'은 진동하는 계의 진폭이 급격하게 늘어나거나 또는 그런 현상으로, 외부에서 주기적으로 가하여지는 힘의 진동수가 진동하는  고유의 진동수에 가까워질  일어난고 합니다. -우리말 표준 대사전에서 가져와 편집함

 

'공진(共振)'은 이 영화의 축으로 지탱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남자는 노가대, 막일꾼이었습니다. 

아내는 배가 산같이 부른 채 

승용차를 사 주시는 친정 엄마와 함께 남편을 맞이합니다.

남편은 그렇게 돈 자랑을 하는 장모의 탐탁잖은 사위입니다.

 

부부는 아이가 자연스레 세상과 만나도록 

집에서 분만을 하기로 합니다. 

진통의 시간 간격이 좁혀집니다. 

약속되었던 조산원이 다른 산모의 아이를 받고 있어서

또 다른 조산원이 집으로 옵니다. 

 

산고 끝에 산고가 계속되는데

조산원은 두 번의 심박 체크를 하고 산모를 목욕탕으로 보냈다가 침대로 불러 눕힙니다. 

산모는 지독한 산고에 유독 힘이 듭니다. 

'병원행'을 들먹이는 조산원에게 부부는 집에서의 자연 분만을 원한다고 합니다.

 조산원은 조금 서툰 듯하지만 요리조리 산모의 몸을 움직이게 하고

 마침내 아이가 세상에  나오게 합니다. 

 

목욕탕에서부터 뱃속 아이의 심박이 이상합니다.

병원에 구급차를 청하지만 오지 않은 상태에서 조산원이 아이를 태어나게 했습니다.

아이는 첫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의 품에서 세상과의 인사를 틉니다.

그러나 잠시 후 아이가 심장 박동을 멈춥니다. 

 

뒤늦게 병원행을 하지만 아이는 사망하였고 사망 원인은 밝혀지질 않습니다. 

조산원의 실수라고도 하고

산소 부족이라고도 하고

그리고 원인을 알 수 없다고도 합니다. 

 

부부의 일상이 무너집니다.

가족의 걱정이나 주변인들의 인사가 위안이 될 리 없습니다. 

부부는 점점 고립무원의 길로 들어섭니다. 

 

아내의 고통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대신할 수 없습니다.

소원해진 부부관계를 청하는 남편을 어찌해야 할까요. 

아내는 자꾸 사과를 득득 베어 물고 조각조각 입에 넣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동안 모은 사과씨를 발아 채비를 갖춰 냉장고에 넣습니다. 

 

왜 '사과'였을까요?

 

무지의 노동자라 생각되는 못마땅한 사위를 불러 

장모는 조산원의 잘못으로 몰아가면서 아내의 사촌을 시켜 조산원을 고발합니다.

아내는 죽은 딸아이의 사체를 병원에 연구용으로 기부하겠다고 합니다. 

 

부부의 생각이 다릅니다. 

규격을 갖춰 비석도 세우고

정식 장례를 치르겠다는 친정 가족들과 남편에게 아내는 외칩니다.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이미 죽은 아이는 돌아오지 않는다.'라고

'

결국 남편은 소송건으로 만난 아내의 사촌과 정을 통하고, 섹스를 치르고

장모는 '치매' 기운에도 딸이 소송에 적극적으로 나서

조산원을 벌주고 돈을 뜯어내게 하고자 합니다. 

 

결국

장모의 등쌀을 견디지 못한 남편이 길을 나섭니다.

'모자로 남은 사람'이 됩니다.(박완서 님의 소설이 생각났다는~)

마침내 자기 속내를 드러냈던 아내는 

순순히 남편의 길을 받아들이고

발아한 사과씨에게서 기쁨을 찾고

집안을 정리합니다. 

 

아내가 재판정에 섭니다.

몇 분 품에 안긴 딸에게서 

'사과향'이 났다고 회상합니다.

 

출산의 현장을 상기시키는 상대 변호인의 질문에 휴정을 요구한 아내는

재판정을 나서서 사진관으로 갑니다.

몇 분 자기 품에 안겨있던 딸의 모습을 남편이 사진으로 찍었던 것을 기억해내며

급히 그 사진을 인화합니다. 

사진 속의 딸을 본 아내는 자기 안에 자리한 상처의 조각들을 꿰맵니다.

자신의 한 조각이었던 딸에게

'안녕'하고 제대로 된 인사를 치릅니다. 

잠깐 자기 팔 안에서 이 세상을 만지고 간 딸과 미뤄뒀던 정을 나눕니다. 

 

재판정으로 다시 들어선 아내는 판사에게

발언의 기회를 청합니다. 

아내는 말합니다. 

'고통은 전가할 수 없습니다.'

'참척의 고통이지만 다시 살아올 아이가 아니라며 조산원은 잘못이 없다'

고 말합니다. 

 

공진(振)으로 끊어졌던 다리를 잇기 위해 남편이 일했던 공사 현장을 내려다보면서,

이제는 이어진 다리를 바라보면서

남편이 남기고 간 모자를 쓰고

아내는 딸아이의 뼛가루를 바다에 뿌립니다. 

 

그리고

훗날

주렁주렁 열린 사과를 따 먹으러 나무에 오르는 어린 소녀가 있습니다.

 


 

영화는 감독의 생 한 조각을 들춘 것이라고 합니다. 

부부로 출연한  '바네사 커비', '샤이아 라보프'의 연기가 대단합니다. 

바네사 커비는 이 영화로 아마 여러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탔던 것 같습니다. 

'샤이아 라보프'는 '잘' 생겼고요. 

 


"왜 살고 싶지 않았니?'

 

"도대체 왜?"

라고 딸에게 울부짖던 

남편의 통곡 장면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30여 분을 할애한 분만 장면에서 '모성'의 위대함을 실감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영화였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거실 속 우주 공간에서

참척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살아낸,

이제는 예쁜 딸을 기르는 영화 속 아내의 손목을 꼭 잡고

함께 눈물을 떨구었습니다. 

 

그런 고통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을 어른들로부터 들은 기억이 떠올라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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