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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블란쳇
그녀가 등장하는 영화는 아마 거의 다 봤을 것이다.
내 최애의 배우.
그녀는 만인을 연기한다. 심지어 남장까지. 멋진 여자이다.
유성색연필화 16
내 생애 내가 본 영화 중 최고의 여인이다.
'캐롤'에서 그만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그녀에게 흠뻑 빠졌더랬지. 아마 내 '영화를 빌어 살아낸 생'이 시작되던 차.
그녀에게서 나는 최고의 우아함과 최상의 고독을 함께 읽었더랬다. 심장의 바닥 가득 고여있는 여성으로서의 저린 아픔을 애써 다독이면서 살던~ 마침내 한 여자에게서 제 삶의 무거움을 쏟아낼 수 있는 분출구를 찾아내어 훨훨 날던 여자.
그러나 그 끝은 여자도 다른 한 여자도 그리고 나도 너무 쓰라렸다. 아팠다. 무너졌다.
여전히 차라리 침묵을 따르는 것이 더 나은 삶들이여, 여자여.
유성색연필화에 빠져있던 몇 년 전,
내가 그리고 싶은 여배우로 뽑은 것이 당연히 케이트 블란쳇이었고
네이버 검색으로 사진 한 장을 뽑아
그녀를 그렸다.
나는 늘 그녀를 그리고 싶다.
그녀는 새 영화마다 새 사람이 된다.
놀랄만한 천변만화의 매직을 드러낸다.
결국엔 아름다운 여자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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