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21일 우리 집 베란다 정원의 꽃!
녀석, 천년초? 만년초? 이름도 가물가물 지난해 겨울 들어선 이후 그냥 줄기를 잘라서 '삽목'이라는 이름으로 해 뒀는데 네 녀석이 각각 자기 집을 차지하여 잘 자라고 있고 두 녀석을 아래처럼 꽃까지 피워냈다. 고마워라, 사람을 훨씬 앞지르는 너의 성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꽃의 색으로 나를 유혹한 제라늄. 너의 이름은 뭐니?
꽃의 색으로 나를 유혹한 국민 제라늄 - 저 고운 분홍도 나의 관심을 덜 받는 것은 녀석이 너무 잘 자라기 때문이다. 그래 내가 나쁘다. 내가 나쁜 년이다, 미안!
'적시' 즉 제때,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나를 반성한다. 꽃 몽우리가 맺힐 때 많은 물이 필요하다는 것은 식물을 기르기 시작한 초보도 알고 있는 상식인데 나는 이를 실천하지 않았다. 주인의 명령에 따르라는 듯 나는 네게 눈빛 그만 거두고 말았지. 권력을 행사한 것이지. 이런~. 하여 너는 온전히 꽃을 활짝 피우지 못했구나. 미안. 노란색 장미. 너도 품목, 즉 이름을 지니고 있을 텐데. 아마 삼십 년 넘게 나와 함께 했을 것이다. 장하다, 너~
보랏빛 꽃으로 너를 품지 않으면 안 되도록 했던 너. 새집, 영양분의 공급이 필요하다는 너를 이십 년이 넘도록 살피지 않고 있는 나. 그래, 올봄에는 분갈이를 좀 할까도 싶다만, 될까. 이름도 참 고상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미안.
풍로초. 왜 너는 너의 이름을 그렇게 쉽게 각인시킨 것이니. 왜! 그래 그렇게나 삽목이 쉬웠을까. 사실 아주 작은 크기의 꽃을 일부러 크게 찍은 것을 서운해하지 말아라. 네 주변을 정리하지 않은 나의 게으름이니! 겨울이면 꼭 야무지게 하나둘씩 꽃을 피우는 네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지금 내가 지닌 제라늄은 대부분 '국민'이라는 칭호가 맞은, 기르기도 쉽고 번식도 쉬운. 하여 너도 많은 아기를 생산해냈지. 분홍과 빨강 사이, 그라데이션을 소유한 너의 꽃 색. 이쁘다.
아, 아마, 삼십여 년이 넘었지. 내게 온 그해 그날 이후 줄곧 세 꽃줄기를 내놓는 너. 지난해부터는 둘이구나. 분갈이를 좀 하면 다시 세 꽃줄기를 보여줄까. 궁금하다. 어서 활짝 개화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조금 늦은 듯싶구나. 너의 이름은 '신비디움'
길게 너희들의 몸통을 키우겠다던 것은 욕심이었다. 세상에나, 아파트에서 유럽 노지에 만개한 네 모습을 꿈꾸다니. 너의 이름이 뭐더라. 가끔 영상을 통해서 보는 유럽과 남아메리카 쪽에서 자라는 네 가족의 무리 지어 찬란한 모습을 볼 때마다 미안, 미안, 미안하다. 지난해부터는 마침내 욕심을 내려놓고 가지치기를 열심히 하고 있다. 줄기 곧게 키워 자랄 수 있도록 올봄에는 꼭 분갈이해야 할 텐데. 부겐베리아!
이번 주는 모든 화초에 물을 주는 날이다. 심지어 다육이들에게도 물을 줬다. 오전 내내. 10시 쯤부터 시작해서 잠깐 차려준 점심을 먹은 후 오후 2시가 다 되도록. 이 겨울에도 꽃을 피워준 녀석들의 모습을 담아봤다. 그래, 사람 이상이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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