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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을 보러 갔다
몇 달 새 산돼지들의 놀이터였다
둥근 머리틀을 개방한 묘지는 이미 집 나간
죽은 이의 영혼을 좇아 산 전체를 헤집고 있었으며
헤진 틈새로 정렬을 인지할 수 없는 머리카락들의
미친 춤이 운율을 담아 움직이고 있었다
녹은 살점들은 성근 발효가 부끄러워 제 몸 숨을 땅을 찾고 있었고
스러져가는 형태의 낡은 뼈들이 모음집을 찾느라 부산스러웠다
오금쟁이 곳곳에는 날랜 충들이 부지런한 율동으로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를 합창하고
얼굴이 못생겨 우리 아비에게 시집 온 내 어미는
여전히 '개 아래가 뻔하다'며 친정어미가 그리워
음모에 낀 백태들의 살을 훑으며 울고 있었다.
2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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