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창작 썸네일형 리스트형 당신, 참 고마운 당신~ 이었으면 더보기 편린 더보기 '편린'이라는 낱말 내 생 어느 지점이었을까. 내 안에 심어진 낱말 하나. 편린. 오늘 영화 속 대사에서 '편린'을 만났다. 편린! 어느 한쪽이 외부의 흔적에 의해 짓밟혀진 채 상해버린 의미의 낱말. 그곳에 내 영혼이 숨 쉬어야만 될 것 같은, 그렇지 않음 남은 부분 온전한 곳마저 일그러져버릴 것 같은, 안쓰럽고 왠지 안타깝고 가녀린 숨결을 천명으로 타고난 듯한 낱말. 편린. 오늘 슾프디 슬픈 영화 '미스테리어스 스킨'에서, 불결한 어른 남자가 남긴 지저분한 상처때문에, 피부에 맺힌 지저분한 촉감이 남긴 끈적거림때문에 불행을 운명으로 싸안고 가는 한 남자, 그 흔적으로 죽음의 꽃을 피워내고 있는 사내 아이의 슬픈 생을 '편린'과 함께 만났다. 사내는 자신의 건강한 물성을 아무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 상태에서 슬픈 운명을 정해.. 더보기 낡은 것들의 전시 무덤을 보러 갔다 몇 달 새 산돼지들의 놀이터였다 둥근 머리틀을 개방한 묘지는 이미 집 나간 죽은 이의 영혼을 좇아 산 전체를 헤집고 있었으며 헤진 틈새로 정렬을 인지할 수 없는 머리카락들의 미친 춤이 운율을 담아 움직이고 있었다 녹은 살점들은 성근 발효가 부끄러워 제 몸 숨을 땅을 찾고 있었고 스러져가는 형태의 낡은 뼈들이 모음집을 찾느라 부산스러웠다 오금쟁이 곳곳에는 날랜 충들이 부지런한 율동으로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를 합창하고 얼굴이 못생겨 우리 아비에게 시집 온 내 어미는 여전히 '개 아래가 뻔하다'며 친정어미가 그리워 음모에 낀 백태들의 살을 훑으며 울고 있었다. 21.11.27 더보기 이전 1 ··· 40 41 42 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