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창작 썸네일형 리스트형 습도 100퍼센트의 휴식 - 박상영 에세이 습도 100퍼센트의 휴식- 박상영 에세이 인터넷 플랫폼 영화 홈에서 그를 만났다. 박상영! 일 년 삼백육십오일 하루 한 편 정도에 해당되는 수의 영화 시청을 몇 년째 해오고 있는 나, 한국 영화는 거의 보질 않는데 갑자기 '한국 영화를 좀 봐 볼까'하는 생각을 하게 한 것은 영화 소개였다. 나를 이끄는 힘이 너무 강해 나는 곧 '도서 대여'를 내 남자에게 주문했다."와, 한강 소설보다 더하네. 가까운 도서관에서 빌리려니 대기 순서 5야."'그래, 나는 여지없지. 제대로 느낀 거지.'"근데 멀리 떨어진 시립도서관 한 곳에 있다.""빨리 다녀와!" 일곱 시간의 반신욕 끝에 책을 다 읽었다. 소설은 나를 사로잡았다. 연이어 그의 에세이를 읽고자 했다. 곧 빌려왔다.자전인가 싶을 정도로 써 내려간 그의 소설.. 더보기 문득 자세히 보고 싶었다 문득 자세히 보고 싶었다 저이들은 내가 보일까나를 본들 내가 보일까내 몸뚱이를 본들 야광 속에 숨은 내 몸뚱이를 볼 수 있을까내 몸뚱이에 담긴 나를 볼 수 있을까하여내가 대신 보고자 했다나는 다 보였다그들이 입 안에두 눈동자 안에콧기둥 안에가득 담고 있는 것들이 잔뜩 보였다그만 어지러워 차라리둥근 천장으로 눈을 돌렸다그런데도 그들은 나를 향해 소리를 쏘아 올렸다아무것도 볼 수 없으면서도다 보인 듯그러므로 그들의 밤은 짧을 것이다 더보기 무채색 환향 무채색 환향 당초금박칠 반짝이 장식은바라지 않았다운명이 아니었다망상일랑 진즉에 초월했다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가기어쩌다가 실시하곤 하는그저 뒤돌아 걷기의또 한 차례 걷기반복의 묘미익숙한 선우리로 충분한 맑고 투명한 틈함께 숨 쉬는 공간아름다운 부피 ---------- 내사랑이 다녀갔다. 군인 신분. 휴가를 받았단다. 사실 오지 않기를 바랐다. 홀로 떠도는 모습이 안쓰럽다. 어서 여친이 좀 생겼으면! 더보기 빌붙어 살기 빌붙어 살기 얼기설기모여 산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딴 살림을 차리기로 했다 수저 한 벌국그릇 밥그릇 한 벌빈번히 채워야 할 알맹이는 어디서 채울까 손가락 한 번발가락 한 번온몸 뒤틀기를 한 번 하면 되려니 했다 영육을 싸잡아 한 다스영혼을 담으면 한 가마니넋 채우면 한세상 가능하리니 노쇠한 덩이는 값을 채워 줄 수 없으며부피를 잴 수 없는 의미는 무의미하며차원을 초월할 수 없으면 가능한 것이 없다고 했다 돌아가기로 뒤돌아 달려가 숨어들기로 했다결코 자아를 드러내지 않기로 작정했다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노구(?)를 이끌고 곧 있을 행사를 위한 사전 답사를 다녀왔다. 이런 일을 언제 또 할 수 있겠느냐 싶어 즐거이, 가볍게 해치우기로 했다. 해냈다. 거뜬히 해냈다. 마무리하고 돌아와 마구 흡입한 '쭈삼(.. 더보기 행운의 일탈 행운의 일탈 어금니가 아니다앞니다이빨 벌려 어색한 웃음이나마 내놓을라치면커다란 크기의 환희를 드러내려다가도 멈춰졌다아름다운 균형으로 펼쳐져야 할 정중앙 앞이빨 오른쪽과 왼쪽 하여 둘틈새 벌어졌다불그죽죽 희끄무레한 혹은 옅은 잿빛 띠는 듯도 싶은잇몸에 자리를 양보한 공간줄곧 들었던 말씀들복 나간다느니하늘이 내린 힘 사그라진다느니하여제 한 몸 간수하기에도 바쁜어련히도 가련한 삶 살게 될 것이라느니굳은 맹서는성장하면 해야 할 일 목록 첫 번째악착같이 정신 붙잡고 있었느니앞니 둘 사이 텅 빈 곳 채워그곳을 점령하고 있는 허무 혹은 탐욕을 밟으리니빠져나가고야 말 복의 치맛자락어서 붙잡으려니하여성형했네가짜 이빨 성분으로 간격을 채웠다네하늘이 준 복 꽉 붙잡으려니일탈의 길 떠나버린 내 몫의 행운주워담으려니 더보기 이전 1 2 3 4 ··· 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