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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창작

문득 자세히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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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자세히 보고 싶었다

 

 

 

저이들은 내가 보일까

나를 본들 내가 보일까

내 몸뚱이를 본들 야광 속에 숨은 내 몸뚱이를 볼 수 있을까

내 몸뚱이에 담긴 나를 볼 수 있을까

하여

내가 대신 보고자 했다

나는 다 보였다

그들이 

입 안에

두 눈동자 안에

콧기둥 안에

가득 담고 있는 

것들이 잔뜩 보였다

그만 어지러워 차라리

둥근 천장으로 눈을 돌렸다

그런데도 그들은 나를 향해 소리를 쏘아 올렸다

아무것도 볼 수 없으면서도

다 보인 듯

그러므로 그들의 밤은 짧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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