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라운드 Druk, Another Round, 2020
드라마 덴마크 116분 2022.01.19. 15세 관람가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
매즈 미켈슨, 토머스 보 라센, 라르스 란데 등 출연
“인간에게 결핍된 혈중 알코올 농도 0.05%를 유지하면 적당히 창의적이고 활발해진다”
는 가설이다. 역사, 체육, 음악, 심리학 교사 네 사람, 니콜라이, 마르틴, 페테르, 토미는 교실 현장의 휴대폰 인생들(학생들) 등 여러 이유로 교직에 대한 열정은 사라지고 우울한 나날의 연속이다.
니콜라이의 마흔 생 생일. 술과 열정 간의 가설을 이야기 나누고, 마르틴이 이를 실험에 들어간다. 웃음 넘치는 수업에 활기 넘치는 가족 관계를 찾은 듯싶은 마르틴을 보고 넷은 본격적인 가설 확인 실험에 착수한다.
언제나 최소 0.05%의 혈중 알코올 농도 유지할 것!
밤 8시 이후엔 술에 손대지 않을 것!
이 황당한 실험과 도전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매즈 미켈슨과 토마스 보 라센, 라르스 란데, 마그누스 밀랑의 연기들이 대단하다.‘더 헌트’의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확정해 제작과 주연을 맡을 예정이란다 '‘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도 리메이크 작품에 제작으로 참여한다.
미국 아카데미와.
불행히도 한 사람은 술 끝에 술에 중독되고 결국 학교를 그만둬야 했으며 그리고 자살한다.
음주가 인생에 가져오는 빛과 그림자. 전반부에서는 충분히 즐길 만한 영화였으나 후반부로 들어서면서는 조마조마했다. 누구나 직간접 경험으로 알고 있는 '술'의 긍정과 부정을 모두 펼친다.
결국 술 마시기에는 자기 제어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이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술은 신이 인간을 조정하거나 조롱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이다. 이 영화에서도 그렇다. 입에 대기 시작한 술은 적당한 농도까지는 제법 생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면서 일상을 버텨내는 힘을 솟구치게 한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은 혈중 알코올 0.05%(0.5g/ml)의 농도를 가지고 태어난다. 매일 이를 유지하면 창의적으로도, 용감하게도 만든다]는 노르웨이 심리학자 Finn Sk rderud의 실제 이론은 맞다.
인간사는 나아감보다 멈춤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이 영화는 설파한다. 우울 상태의 네 교사 ‘마틴’, ‘토미’, ‘니콜라이’, ‘피터’는 아침부터 술을 계속 마시고 늘 취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수업이 즐거워지고 학생들과의 관계도 좋아지자 흥분한다. 교사들인데 왜 멈추지 못했을까. 하긴 인간이니까. 그들은 학교생활과 가정생활 모두 악화 일로를 걷게 된다. 적정선에서 멈추질 못한 것이다. 점차 짙어지는 그들의 술잔치가 예고한 대로 그러나 실험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제어되지 않게 되고 일과 가족과의 관계는 악화된다.
‘추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지저분함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고서야 그들은 너무 많이 나갔음을 깨닫는다.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떠올린다. 그러나 한 친구의 학교생활이 끝나는 상황에 이르렀고 그는 결국 밤바다에 몸은 던진다. 초반의 긍정적인 결과는 종반에서의 극단적인 사건으로 말미암아 그 빛을 잃는다.
빈터베르그 감독은 알코올을 기리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점차 술의 본모습을 그대로 보여줘야 함을 깨달았고 결국 양극의 상황을 영화 속에 담아냈다고 한다. 옳은 생각이었다 싶다. 왜? 인간사이니까. 영화에도 등장하는 예술가나 정치가 등으로 알코올의 작용으로 훌륭한 예술과 문학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한편 술은 각종 문제를 일으키고 파괴와 파탄의 중심에 있는 물질이라는 생각에서 감독에게 도덕적 의무감이 생겼고 급히 영화를 시작할 때의 기획을 변경했다고 한다. 결국 사람살이의 패턴을 술을 빌어 이야기한 셈이다. 부부관계도 자식과의 관계도 직장에서도 소외감을 느끼면서 살아내야 하는 중년의 삶에서 술을 빌어 인간지사를 펼쳐본다. 발버둥 칠 수밖에 없는 인간사.
매즈 미켈슨의 첫 각본을 받았을 때의 소감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 영화는 술로 시작하지만, ‘인생’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도, 미래에 이상한 기대를 거는 것도 아니라 지금을 사는 것에 대해서, 인생을 받아들이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런 각본에 진심으로 만족했다.”라고” 말했다.
곁가지를 만들어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다.
초반 역사 선생 매즈 미켈슨이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불러낸 회의에서 이렇게 답한다.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너희들에게 무엇을 가르치지?”
나는 이 부분을 좀 더 무게 있게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다. 하긴 ‘술’에 관한 영화이니까. 어쨌든 ‘교육’ 쪽 영화에서 이런 부분을 좀 세밀하게 다루는 영화가 제작되었으면 싶다. 실제로 심각한 일이다. 휴대폰에만 집중하는 학생들. 자기 자식의 교육을 ‘자본주의’에 입각한 상업적인 측면으로 진입하는 경우 등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공교육의 무너짐을 심각하게 다루는 영화가 필요하다.
엔딩에서 만나는 글귀가 있다.
‘아이다를 위하여’
감독의 딸과 얽힌 사연이라고 한다. 슬픈 일이다. 촬영 4일째, 빈터베르그 감독의 딸인 아이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한다. 아이다는 ‘마틴(매즈 미켈슨)’의 딸 역을 연기할 예정이었다고. 감독은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소감으로
"아이다, 방금 기적이 일어났어. 어디선가 보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상은 너를 위한 상이야"라며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에 아이다에게 영화를 바친다고 전했단다.
영화의 각본은 아이다와 동생을 중심으로 쓰고 있었고 작품에 등장하는 학교 장면은 아이다의 실제 학교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아이다와 동생이 같은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아이다의 친구들도 학생들로 실제 출연해 영화에 함께 했단다. 감독은 촬영 때문에 학교에 가는 것이 무척 힘들었지만 결국 딸을 위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하여 감독은 “이번 작품은 딸에게 주는 선물이다. 딸은 학교를 사랑했으니까 딸의 교실에서 촬영을 한 것도 의미가 있었다.”라고.
빈터베르그 감독은 ‘어나더 라운드’의 주제를 ‘통제할 수 없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사회가 내놓는 수만은 통제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것에서 자연스레 얻어내고 발휘할 수 있는 창조적 영감을 억누르면서 살아야 된다는 것을 고발하고 싶었다는 것이겠다. 하여 선한 도덕심이나 사랑과 같은 ““컨트롤할 수 없는 것에 깃든 매우 아름다운 선량함”에 집중했으며, 이 영화는 그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을 가로막는 현대 문명의 무자비함에 대한 투쟁을 그린 작품이라고.
그가 말했다.
“작은 일이지만, “자신을 잊는다”라고 하는 것이 행복에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항상 자의식을 의식하며 자기 자신을 측정하는 일을 하고 있으면, 불행해져 버릴 것이다”
그래 미쳐버릴 것이다. 결국 자살을 택하는 체육교사 ‘토미’의 일이다. 단지 ‘음주’가 토미를 파멸에 이르게 했을까. 그를 바로 잘라버리는 학교 당국의 처사(?)에 대해 말하고 싶다. 더 나은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을까. 그 방법에 왜 토미의 친구들은 저항하지 않았을까. 내 지나친 우격다짐인가.
이 영화 최고의 장면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꼈을 엔딩 장면이다. 매즈 미켈슨의 “완벽한 명장면”, 엔딩 댄스! 세계 평단과 언론,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주인공 ‘마틴’의 마음속에 쌓여있던 감정들이 폭발하는 이 장면은 자기 삶을 되찾고 재충전한 사람을 보여주자는 의미를 담았단다. 토미의 죽음과 맞물려 아내와 나누는 톡이 그랬다.
“당신을 많이 그리워하고 있어요.”
‘더 헌트’, ‘한니발 시리즈’, ‘로열 어페어’등으로 친숙한 그는 어린 시절 기계체조를 했고 무용수로도 활동했단다. 언제나 나올까 기다리고 있던 그의 댄스 동작은 내내 들먹여지기만 하다가 엔딩에서 내보인다. 아마 그렇게 명장면을 만들려고 아껴뒀나 보다. 소위 선 굵은 캐릭터, 섬세한 감정선으로 장르 불문하며 대체 불가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덴마크의 대표 배우 매즈 미켈슨을 자주 보고 싶다. 2023년 ‘인디아나 존스 5’에서 출연한다니 크게 기다려진다. 매즈 미켈슨은 30년 만에 춤을 췄다. 촬영 현장에 많은 인원과 자동차로 사전 안무를 제쳐두고 임기응변으로 추었다는 설도 전해지는. 감독은 영화 ‘희랍인 조르바’의 아름답고도 비극적인 결말을 연결시켜 이 장면을 넣었다니! 아, ‘희랍인 조르바’를 다시 보고 읽어야지. 감독은 이에 대해 “동시에 누군가 세상을 떠났기에 황홀감과 슬픔이 뒤섞인 이 장면은 지난 몇 년 동안의 나 자신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결말을 촬영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아마 딸의 죽음을 생각했으리라. 영면하기를!
감독은 작품 첫머리에서 철학자 세렌 키에르케고르의 시를 가져와 말한다.
"청춘이란 무엇인가? 하나의 꿈이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꿈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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