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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되지 않은 문장
날이 열리고 밤이 열리고
물이 열리고 달이 열리고
모든 곳으로 향한 문이 있었다
내다볼 수 있으려니
갈 수 있으려니
빠듯하게나마 그 문 빼꼼 열린 쪽으로 고개 돌려
몸도 기울이고
마음도 기우뚱하면
잠재워둔 넋두리 열린 문 틈새로 내보낼 수 있으려니
헐렁한 보자기에라도 끈끈한 자리 마련하여 모닥거린다면
문 밖 너에게 전해야 할 거리
반점의 구절 하나쯤
우선 전할 수 있으려니
아직 온점으로 끝매무새 다지지 못했을지언정
꿰맬 수 있는 구멍 다른 한 손으로 막아가면서
바삐 데려온 다른 한 구절에 이어
조립이 끝나가는 문장 한 줄
전할 수 있으려니 했는데
열린 낮도
활짝 피어있는 크고 작은 문들도
네게 갈 수 있는 살 비린 통로는 되지 못한다는 것을
너와 나눌 수 있는 암호 하나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다시 오늘
성근 선 붙잡은 채 허우적거리는
물상 하나 사람 하나
아무 것도
전할 수 없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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