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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

일 포스티노, 다시 또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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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포스티노, 다시 또 한 번!

 

일 포스티노 The Postman

1996.03.09.

15세 관람가

드라마, 멜로/로맨스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114분

 

대표 포스터. 영화 홈에서 가져옴. 언제 이곳 블로그에 이 영화 리뷰를 올린 듯도 싶은데 검색도 하지 않고 다시 글을 올린다. 아마 한 번은 올렸을 거다.

 

수상내역

1996

49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데이빗 린 상, 외국어영화상, 안소니 아스퀴스상)

6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음악상)

8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외국어영화상)

16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외국어영화상, 영국감독상)

 

감독 마이클 래드포드

출연 필립 느와레, 마시모 트레이시, 마리아 그라지아, 레나토 스카르파 등

 

 

'이른 출근이라면 당연히 제때 퇴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오늘 늦은 퇴근길에 내게 던진 화두이다. 물컹물컹해진 허벅지의 근육을 질질 끌어 어두워지는 길을 걷는데 갑자기 내 능력의 한계가 뼈저리게 느껴졌다. 이 긴 세월, 똑같은 일을 해왔는데 나는 왜 이 모냥(모양)일까.

 

일터 건물의 밤을 지키는 경비 할아버지의 각 실 안전 관리를 점검하는 시간을 피해 내려오느라 퇴근길이 바빴다. 일터 대문을 도둑놈 담 넘듯 구부러진 에스 라인으로 넘어섰다. 마치 뱀이 제 몸뚱이 안에 머리 꼬아 박아 숨기듯 문을 나서는데 영화 ‘일 포스티노’가 떠올랐다.

 

‘일 포스티노’는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동명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영화화한 것.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칠레의 국민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가 글의 소재인 영화. 나는 그 영화를 아마 세 번을 봤을 거다.

 

 

마리오 역의 배우가 아팠다고 했던가. 영화 속 삶을 살아낸 듯싶다고 했던가. 그런 기사를 읽은 듯싶은데, 찾아봐야 겠다. 베아트리체 역의 여배우도 참 아름다웠다. 마리오를 시인이 되게 하기에 충분했다. 영화 홈에서 가져옴.

 

 

영화 ‘일 포스티노’ . <시네마천국>의 필립 느와레 할아버지 때문에 우선 반가웠던 영화. 어느 무명배우인가 싶었는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온갖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명 연기를 펼치던 남자 주인공 역의 배우 마시모 트레이시. 그리고 천연덕스럽게 아름다운 신체에 아름다운 마음을 합한 연기로 나를 들뜨게 했던 여배우 마리아 그라지아.

 

축 처진 퇴근길에 나는 마시모 트레이시가 걷던 시인이 되기 위해, 한 여자를 위해서 걷던 아름다운 길이 떠올랐다. 2017년 재개봉한 영화 ‘일 포스티노’는 잔잔한 시적 감성을 부르는 이탈리아 영화다. 영화는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동명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영화화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칠레의 국민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를 소재로 했다.

 

작은 섬 칼라 디소토. 어부로 사셨던 아버지의 생을 이어받기가 싫었던 마리오는 네루다의 망명 소식을 듣는데 망명지가 곧 이 섬이라는 것이었다. 마리오는 네루다가 딱 한 명의 우편배달부를 뽑는다는 소식을 듣는다. 마리오는 네루다의 우편배달부가 된다. 계획적이었던 마리오는 네루다의 시집에 서명을 받고자 하지만 실패한다. 사실 그가 준비한 네루다의 시집은 도무지 알 수 없는 글뿐이었다.

 

그러나 마리오는 한 번 실패로 손을 놓지 않는다. 마루다는 선술집 아가씨 베아트리체 루소 에게 자기 힘을 내보여야만 했다. 마리오는 베아트리체의 사랑을 얻기 위해 네루다의 시를 빌린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문장이었지만 네루다의 문장을 도용해서 베아트리체에게 연애편지질을 한다. 그의 사랑은 베아트리체의 숙모에게 발각되어 위기에 빠진다. 결국 마리오는 네루다의 집에 숨어드는데 이 사정을 들은 네루다는 마리오가 베아트리체와 결혼할 수 있게 상황을 뒤집는다. 그리고 얼마 후 수배령에서 벗어난 네루다는 칠레로 돌아간다.

 

5년 후, 네루다는 여행길에서였던가. 그가 수배의 상황에서 잠시 머물렀던 곱고 이쁜, 그러나 망망대해를 품은 곳이기도 했던 섬 칼라 디소토에 들른다. 마리오는 죽고 없었다. 네루다는 마리오가 녹음기에 남긴 소리를 대신 만난다.

“이 섬의 아름다움이 뭐냐”

고 물었던 네루다의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단지 말이 아니었다. 요망한 마음으로 베꼈던 자기 시를 훔친 문장이 아니었다.

 

마리오가 남긴 녹음기에는 섬 칼라 디소토의 바다, 그 바다가 일으키는 작은 파도와 큰 파도가 자기 마음을 토로하는 소리가 담겨 있었다. 지나가는 여행자가 보고 듣기에는 그저 풍경 속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섬의 절벽이 물 그리고 태양과 만나 만들어내는 바람 소리가 있고, 나뭇가지들이 서로 몸 부딪혀 만들어낸 잉걸불이라 할 수 있는 바람 소리가 함께 있었다. 그리고, 그토록 마리오가 닮고 싶지 않았던 마리오 아버지의 삶에 찌든 슬픔의 그물, 권력이 아직 아니었으므로 비로소 사람을 이끌어주는 칼라 디소토 섬 신부가 치는 교회의 종소리,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 아, 그리고 마리오의 아내, 그토록 사랑했던 베아트리체의 배 속에 있는 자기 아들의 심장 소리가 녹음되어 함께 숨 쉬고 있었다.

 

마리오는 녹음기의 입을 통해서 고백하고 있었다.

“네루다여, 당신에 대한 그리움은 내게 시인의 눈을 가지게 했소.”

영화 속에서 네루다가 마리오에게 말했다.

“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정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뿐이야.”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나는 늘 꿈 속에서 저곳으로 간다. 가서 영영 돌아오고 싶지 않을 때가 있음이 사실이다. 영화 홈에서 가져옴

 

 

나는 이제 너무나 긴 길이의 길을 걸어버려서 무엇인가 직접 경험하기에는 멀리 와버렸다. 인정할 수밖에 없고 체념할 수밖에 없는 현재 내가 걷는 이 길이 나를 참 슬프게 한다. 어쩌자고 이 메마르고 질긴 퇴근길에 그토록 아름다운 영화 타령인가. 내가 걷는 길은, 이 긴 시간이 걸렸던 나의 길은 마리오가 걷는 길 같은, 그런 길이 되지 못했을까.

 

하하하하하. 억지스러운 생각이라는 생각에 나는 그만 웃음마저 허망해진 채 하루를 접는다. 내게는 마리오의 간절함이 없었다. 시는 커녕 그 무엇도 만들어낼 수 없었다. 그저 무작정 생의 구부정한 길을 내 운명이라고 여기고 걸었을 뿐.

 

마리오 역의 배우가 아팠다고 했던가. 영화 속 삶을 살아낸 듯싶다고 했던가. 그런 기사를 읽은 듯싶은데, 찾아봐야 겠다. 베아트리체 역의 여배우도 참 아름다웠다. 마리오를 시인이 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래, 그는 죽었다. 마리오 역의 영화배우 마시모 트레이시.

 

- 다음은 나무위키에서 가져온 영화배우 마시모 트레이시에 대한 내용의 일부이다.

 

이탈리아의 배우, 각본가로 1968년 중학교를 졸업한 뒤부터 일찍이 극단에 들어가 연극배우와 각본가로 활동했다. 1981년부터는 영화 제작과 촬영 또한 병행하게 된다. 말년인 1990년대에는 심장병으로 고생했으며, 유작이자 주요 출연작인 일 포스티노 촬영 종료 12시간 후 심장마비로 쓰러져 향년 41세의 젊은 나이에 숨을 거뒀다. 시신은 고향인 캄파니아 나폴리 산조르조아크레마노의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사후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각색상 두 부문에 동시에 후보로 올랐다.

 

그는 결혼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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