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창작 썸네일형 리스트형 낡은 것들의 전시 무덤을 보러 갔다 몇 달 새 산돼지들의 놀이터였다 둥근 머리틀을 개방한 묘지는 이미 집 나간 죽은 이의 영혼을 좇아 산 전체를 헤집고 있었으며 헤진 틈새로 정렬을 인지할 수 없는 머리카락들의 미친 춤이 운율을 담아 움직이고 있었다 녹은 살점들은 성근 발효가 부끄러워 제 몸 숨을 땅을 찾고 있었고 스러져가는 형태의 낡은 뼈들이 모음집을 찾느라 부산스러웠다 오금쟁이 곳곳에는 날랜 충들이 부지런한 율동으로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를 합창하고 얼굴이 못생겨 우리 아비에게 시집 온 내 어미는 여전히 '개 아래가 뻔하다'며 친정어미가 그리워 음모에 낀 백태들의 살을 훑으며 울고 있었다. 21.11.27 더보기 이전 1 ··· 41 42 43 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