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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하나를 벗겨냈다
묵은 껍질 하나를 벗겨냈다
응큼한 속살 가장 가까이
서식해있던 내밀한 음모까지
고스란히 소화해낸 검은 경력
모두 다 안고 함께 훨훨
날아가고파
따사로운 기운을 만나
가볍게 날고 싶은 꿈
나의 소망이 개울 저 아래
얼어있던 뻘밭을 벅벅 기면서
꺼이꺼이 기꺼운 숨 몰아쉬면서
생의 등을 등반하고 있다
굳은 혈관을 순행하고자
깊이 숨겨뒀던
봄을 꺼내는 날
어서 날고 싶다 가뿐
겨울 내복 바지를 한 겹 벗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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