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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창작

껍질 하나를 벗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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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하나를 벗겨냈다

 

붉은 벚꽃

 

 

 

하얀 벚꽃

 

 

 

묵은 껍질 하나를 벗겨냈다

응큼한  속살 가장 가까이

서식해있던 내밀한 음모까지

고스란히 소화해낸 검은 경력

모두 다 안고 함께 훨훨

날아가고파

따사로운 기운을 만나

가볍게 날고 싶은 꿈

나의 소망이 개울 저 아래

얼어있던 뻘밭을 벅벅 기면서

꺼이꺼이 기꺼운 숨 몰아쉬면서

생의 등을 등반하고 있다

굳은 혈관을 순행하고자

깊이 숨겨뒀던

봄을 꺼내는 날

어서 날고 싶다 가뿐

겨울 내복 바지를 한 겹 벗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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