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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울창하던 그곳
섬의 겨울이 그립습니다.
당신의 글 읽는 내내
느린 파노라마 내 젊음의 시절이
마치 겨자 입힌 덧니 돌출되듯 펼쳐집니다.
우여곡절 삶의 귀퉁이에서 무엇 하나 덧붙여보겠노라고
하냥 지새우던 밤
허우적거리던 빈 허리의 허망함을 담은 액체가
늙은 여인의
쇤 허리 틈에서 다시 샘 솟습니다
그날 서로를 향해 읊었던 안녕의 문장들은
사어가 된 채 앞바다에서 허우적거렸고
이제 눈 앞 메아리로 되돌아오던 서슬퍼런 소망이
허리를 만들지 못한 채 흔들거립니다
그곳 동백이 벌건 이유이겠지요
여전히 치유되지 못한 원초적 영역의 죄이자 벌일랑가요
동백을 동백이라 부르지 않고서
봄의 자리를 아직 점령하고 있다고
무작정 겨울을 궁지로 몰던 이를 향한
진인사대천명일까요
당신의 글 속 동백 천지 안에
소박맞은 흰색 천에 제 몸 숨긴 채 늘 이랬으면 하는 날들이
무작위로 스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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