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매드랜드 (Nomadland, 2020)>
- 아껴서 봤다.
- 유튜브에서 구매 후 상당 기간을 묵혀뒀다가 시청했다.
- 어느 영화 평론가의 평에 미리 감동해서 일부러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렸다.
- 기다림의 미학을 실천했다.
- 미국의 현대 사회, 경제적 불안정, 인간의 존엄성, 자연과의 조화를 깊이 있게 그려낸 영화라고들 했다.
- 무엇보다 배우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참 사람 같은 인상의 진짜 사람 사는 것 같은 연기를 무지 좋아한다. 그녀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사실 차가운 듯 이지적으로 읽을 수 있는 젊은 날이 있었다네. 영화 <블러드 심플>을 보라. 그녀의 남편은 이 영화를 만든 코헨 형제 중 한 사람!
- 노매드. 유랑민? 자유인? 그래, 시간과 공간을 자기 뜻대로 운용하면서 살아가는 사람. 나도 그렇게 살고 싶었다.
감독: 클로이 자오 (Chloé Zhao)
- 중국 출신 미국 영화감독 :
- <노매드랜드>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작품상, 여우주연상을 포함한 3관왕을 달성했다.
- 자오의 특유의 다큐멘터리적 리얼리즘과 서정적인 영상미, 비전통적인 내러티브 방식을 잘 보여줌.
주연 배우
- 프랜시스 맥도먼드 (Frances McDormand) — 펀 (Fern) 역
- 실제 노매드들이 본인 역할로 출연 (예: Bob Wells, Swankie, Linda May).
'펀'은 남편이 죽고 실직 후 ‘노매드’로 살아가는 여성이다. 그녀가 말한다. 남편의 삶의 족적을 기리기 위해, 그래야만 해서 노매드를 택했다고. 가벼운 엔틱성을 띤 의자라 여겨지는 곳에 앉아 무념무상의 눈빛으로 세속에 경계선을 마련한 채 앉아있던 펀의 모습을 영화 개봉 이후 여러 번 떠들어 봤다. 펀은 실제 노매드들과 함께하며 극 중 캐릭터에 몰입한다. 부러웠다. 그들의 용기가 부러웠다. 나는 영 그런 방식의 삶을 꾸리지 못한 채 사라질 것 같아 속울음을 삼켰다.
'펀'을 연기한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절제된 감정 연기와 생생한 표정 변화가 탁월하다. 그녀이기에 가능한 영화라고 여겨졌다. 그녀를 좇는 나의 방향이다. 맥도먼드는 이 영화로 세 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타고난 배우다 연기자다운 배우이다.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 개성 강한 배우이다.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그녀는 대부분 지녔다. 인상적인 연기 및 연출 특징을 그녀의 연기로 확인할 수 있다. 비전문 배우와의 호흡을 그녀이기에 조합해 낼 수 있었으리라. 마치 연기라기보다는 다큐멘터리적 실제 대화처럼 느껴진다.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연기는 실제 노매드들 사이에서 전혀 튀지 않으며 감정선을 조용히 이끌어간다. 하여 내게 '차분한 영화'라서 좋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녀의 힘이다.
그녀, '펀'의 고요함 속에서 드러나는 감정은 이 영화의 백미이다. 펀이 말없이 바람을 바라보거나, 사막을 걷는 장면에서 내면의 고독과 자존심이 깊게 전해진다. 즉 억지로 설명하지 않는 서사이면서 관객이 공감하고 해석하도록 여백을 남긴다. 순백의 수채화이다. 한 폭 무채색 한국화 같기도 하다. 이는 조금 덜 어울릴래나.
원작 : Bruder)의 논픽션 『Nomadland: Surviving America in the Twenty-First Century』(2017)이다. 미국의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주거를 잃고 캠퍼 밴에서 생활하는 고령층 ‘노매드’들에 대한 실제 보고서란다. 중국 출신 영화감독클로이 자오의 해석이 이 영화를 차분하게 창조해 냈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그늘을 고발하지만, 비판보다는 인간에게 집중한다. 노매드들의 삶을 낙천적이거나 비관적으로만 그리지 않았다. 그들 삶을 얼마든지 가능한 혹은 필요한 또 다른 선택지로 제시했다. 나도 늘 희구하는 삶의 방식이다.
“집이란 단지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기억과 인간관계로 구성된다.”
- 자유와 외로움, 공동체와 자립, 생존과 삶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내놓는 문장이다.
Bob Wells가 펀에게 말한다.
“See you down the road.”
- 죽음을 이별이 아닌 “길 위의 작별”로 바라보는 철학. 삶은 흐름이고, 관계는 반복된다.
Swankie의 죽음을 앞둔 고백이다.
“I’ve lived a good life. I’ve seen things most people never get to see.”
- 물질보다 경험과 풍경의 가치이면서 죽음조차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펀이 떠나는 이유에 대해 말한다.
“I’m not homeless. I’m just houseless. Not the same thing, right?”
- '주거 없음'과 '집 없음'의 차이를 말한다. 이는 곧 자아 정체성과 인간 존엄성의 선언이지 않을까.
다음은 이곳저곳 영화를 미리 본 이들의 글들을 감상한 후 요약한 내용들이다. 참고하라.
영화 속 공간의 의미
- 미국 서부의 다양한 사막, 평원, 숲, 고속도로, 캠핑장 등이 주요 배경.
- 로케이션: 네바다, 애리조나, 사우스다코타, 캘리포니아 등.
- 자연 풍경은 캐릭터의 감정과 내면 풍경을 시각화함.
- 때로는 인물이 작아 보이게 연출해 존재의 덧없음과 숭고함을 함께 전달.
시청자에게 각인될 만한 언행 혹은 장면
- 펀이 화장실에서 살림을 꾸리고 조용히 밥을 먹는 장면 : 인간의 생존력과 침묵 속 존엄성이 느껴짐.
- 폐허가 된 엠파이어(고향 마을)를 다시 찾는 장면 : “집”이라는 개념의 붕괴와 회복을 암시.
Swankie(노매드 중 한 사람, 그녀 펀과는 어떤 사이?)가 죽기 전 들려주는 버드와처 - 조류(鳥類)의 생태, 서식지 따위를 관찰하고 탐색하기 위해 나온 사람 - 로서의 경험
- 삶의 순간들이 모여 죽음조차 아름답게 받아들여짐.
엔딩 : 펀이 마지막으로 고향의 공장을 떠나며 광활한 풍경 속으로 걸어가는 모습
- 이야기의 결말이 아닌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하는~
영화의 형식적 특징
- 내러티브: 전통적 기승전결 없이 삶의 순간들을 조각처럼 이어감.
- 카메라워크: 핸드헬드와 고정 샷의 조화 → 인물 중심의 시선 유지.
- 조명과 색감: 황혼과 새벽빛 사용 → 정적인 아름다움 강조.
수상 내역 (일부)
-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 제77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 제78회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 작품상, 감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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