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라, 아노라, 아노라! 아노라여!
- 유튜브에서 대여해 봤다. 무려 네 번을 시청했다. 개별 구매를 통한 시청은 서너 번씩 본다.
- 아카데미상 발표일에 깜짝 놀랐다.
- '아노라'라고?
- '아노라'가 무슨 영화?
- 검색해 보니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감독이었다.
- 여우 주연상도 '아노라'?
-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물론 자세히 검색해 보니 내가 본 영화 속에 출연했던 배우.
- 여주인공 역의 배우는 물론 남자 주인공이며 '아고르'역의 배우 등 여러 배우들의 연기도 참 좋았다.
- 빤한 사랑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연출한 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노라(Anora)"는 영화 속 주인공의 이름이다. 혹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 것이 아닌가 싶어 검색했더니 특별한 단어의 뜻이라기보다는 그냥 여성 이름으로 사용된 것으로 들 추측하더라. 라틴어나 동유럽계이름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며 정확한 어원은 명확하지 않지만, 라틴어에서 유래된 "Honor" 발음이 비슷해 "명예(Honor)" 혹은 "존경"의 의미가 연상된단다. 영어권에서는 드물지만 이름으로 쓰이며, 러시아어권 등 동유럽 쪽 이름에서 파생되었을 가능성도 있단다.
감독의 뜻이 궁금하다. 하여 이 이름이 단순한 인물의 호칭을 넘어서, 자기 존엄과 삶의 주체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장치로 사용된 것으로 해석할 구도 있다고들 적고 있더라. 한데 정작 '아노라'는 슬프다. 그러나~
2024년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안내된다. 나는 가끔 '코미디'로 분류되는 영화들이 의아스러울 때가 있다. 지식이 부족한 내 탓이겠으나 코미디를 아무리 광범위하게 그 폭을 넓힌데도 이 영화는 결코 코미디가 아니다. 그래, 블랙 코미디라 할 수는 있겠다.
23세. 뉴욕 브루클린의 스트리퍼. 애칭: 애니가 어느 날 러시아 재벌의 아들 '바냐'의 콜에 불려 나간다. 그녀는 일을 한다. 같은 여자라도 반할 것 같은 몸매와 얼굴과 언행은 갓 20대에 접어든 재벌 2세 '바냐'의 맘에 쏙 든다. 그와의 기이한, 물론 얼마든지 있음 직한 만남이 시작된다. 만남은 만족을 낳고 만족은 대만족을 낳아 그녀 아노라와 바냐는 드라이브 스루 형식을 빌린 결혼까지 한다.
반야는 재벌이잖아. 혼전 일주일 간의 만남으로 미운 정 고운 정의 인지상정 쌓기에서 시작된 것이 거액을 내놓으며 아노라를 잡아 끄는데 핍박의 생을 사는 아노라는 우선 돈 맛부터 황홀했던 것.
이제 본격적인 재벌 가문의 컷 의식이 진행되지. 반야 부모는 쏜살같이 비행선을 타고 미국에 와서 아노라에게 합의 이혼을 종용. 단순한 신분 상승을 넘어 진정한 사랑 의식에 젖어든 아노라는 바냐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인생은 쓰다. 어찌 감히 재벌을 넘봐?
넘볼 수 있지. 그러나 진정 아노라를 검은 지하로 꼬라박은 것은? 현실의 벽은?
-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
-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편집상 등 총 5개 부문 수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아노라>에 대해 "믿기지 않는 행운 앞의 불안한 웃음과 힘을 다해 내지르는 고함에서 정적 속 참을 수 없는 눈물까지, 뼛속 깊이 아린 그 모든 아노라."라고 평했다.
나는 이렇게 평한가.
'자본의 양 극이 부리는 빤한 놀이에 참여한 어느 스트리퍼(창녀)의 서글픈 그네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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