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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보고 싶은 집
매일 지나가는 길
고요하게 자리잡은 시간
만물을 안고 있을 터
삼위일체의 성역이라 여겨졌다
양철 대문 안
시간과 공간과 길의 합이 이루어진 곳
낮은 담벼락은 시멘트로 두꺼웠다
어떤 나무가 타고 오를까
담벼락의 높이를 넘보는 순간
얼기설기, 세운 줄기를 건강하게 발휘하고 싶어하는 곳
오늘 아침에는 담 가까이 오른 작물이 보였다
온전히 자랄 모습이 궁금했다
몸은 벌써 대문 앞에 서 있었다
손잡이에 얹었던 오른손이 부끄러움에 겨워
살그머니 손을 내렸다.
집 주인이 문을 열어주는 날을 기다리기로 했다
어서 초대장을 보내주시기를
나무여 어서 세월을 먹어 치우기를
공간이여 낡음은 꼭 보전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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