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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은 꿈
긴 머리카락 휘날리면서 걷는다
앞 그림자 오글오글 쭈뼛쭈뼛
뒤 몇은 상시 대기 중
바람 녀석 빛나는 내 볼에
머리카락 몇 잎 부착
거친 입김으로 확확 불었더니
대기 중
깃발을 짊어진 한 녀석 순조로운 호흡을 위한다며
턱에 마사지 몇 번
맞은 편에 달려오던 고급 차량
몸뚱이 뒤덮은
명품 천 뭉텅이 핥으며 지나가고
뒤에 있던 또 한 녀석 고래고래
급살 맞을 놈
그가 조작 중이던 먼지 제거기는
엉덩이를 꿰뚫고 말았다
고급 세단의 한 가운데 빨려 들어간 것은
거죽 아니면 살덩이
길은 끝없이 펼쳐지는데
나는 여분의 천 조각으로 엉덩이를 가리느라
바쁘다 머물 곳은 발견되지 않고
곳곳 으슥해지자 상시 대기 중이던 뒤뜰 인파
앞으로 달려와 스크럼을 짜네
누우시지요
밤이 깊었습니다
하늘을 이불 삼아 저희 팔 요람 삼아
잠의 세계로 떠나시지요
안녕히
다만
영원한 인사는 하지 마세요
기형도의 시 '빈 집'을 읽으면서 하루를 꿰맸다. 터진 곳의 너비가 광대했고 그 깊이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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