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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영화 퍼펙트 데이즈와 함께 설날 연휴를

영화 < 퍼펙트 데이즈 >와 함께 설날 연휴를 보냈다.

내가 그곳에 가서 늘 필름에 풍경을 담는 이유가 지난해까지는 없는 정이 가슴 아파서였다. 올해 설날에는 달랐다. 내 눈 안에 끊임없이 동행하는 영화 < 퍼펙트 데이즈 > 때문이었다. 하늘과 나무와 빛의 조화 속에 너그러이 세상을 사는 '나'로 있기로 했다.비비고 류의 만두가 용납되지 않아 만두피를 만들어 만두를 빚어야 했다. 제품화된 각종 전을 입 안에 넣을 수 없다 하여 일일이 예닐곱 종의 전을 지졌다. 장어구이를 위한 양념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해서 부지런히 매운맛과 순한 맛의 양념을 제조해야 했다. 모둠인지 뭔지 회를 야무지게 먹기 위해 대여섯 야채를 얼음을 뚫고 추렴해 와 옹기종기 잔칫상 위에 배열해야 했다.

 

세상 속에  내놓기에는 나는 여전히 여려서  내 거쳐로 돌아와 하룻밤을 보내고 나니 입 안이 온통 헐었다. 필름에 담아 온 하늘빛이 구겨져 보인다. 느슨한 삶도 연습이 필요하구나. 부드러운 삶의 진행에는 우선 곧은 허벅지살의 강인함이 갖춰져야 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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