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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낙지여 미안하다 낙지여, 미안하다.세상에나, 세상에나, 세상에나! 지난주 금요일이었을 게다.한양에 사는 언니의 전화."야, 지금 못 사두면 맛있는 낙지 먹는 것이 쉽지 않아야.""그래?""거, 그 언니 있잖아, 언니. 내가 회사에 내려가면 함께 움직이는 언니 말이야. 그 언니가 그러는데 내일(토요일) 다섯 시에 언니네 아파트 앞으로 오면 산 낙지 스무 마리를 9만 5천 원에 살 수 있다는데 내 것 좀 사주렴. 너도 사고.""엥? 토요일에 나 혼자일 텐데. 가지러 갈 사람이 없어.""아이, 그 아파트로 가서 그냥 주는 것 담아 오면 되는디 그걸 못해야~""그 아파트를 내가 몰라요, 몰라. 운전을 자주 안 해서 불안하기도 하고요.""좀 해라야, 애들(요번에 한 달 간격으로 아이를 낳은 딸과 며느리) 몸보신 삼아 좀 해주고 .. 더보기
허용하다에서 늘 머무르는 삶이 되기를 허용(許容)하다. 그 어감에서 우러나는 부드러움이여!    허용하다. '허락하여 너그럽게 받아들이다.'의 뜻을 지닌다. 예를 들어 '엄마는 내가 미니스커트를 입는 것을 허용했다.' 이런 뜻도 있다. 체육 분야, 주로 각종 경기에서, 혹은 경기의 의미를 지닌 어떤 상황에서 막아야 할 것을 막지 못하여 당하다. 그 예로 '그가 이웃에게 고압적인 자기 목소리를 듣게 하는 것은 상당히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갑식이는 자기 팀 골키퍼인데 상대 팀 원톱인 을식이의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와 같은 문장이 있겠다.  '허용하다'는 '허용'을 원형으로 '받아들이다', '승낙하다', '승인하다', '용납하다', '허가하다', '허락하다', '양허하다' 등의 유사어를 갖고 있다. 이 중 '허가하다 許可하다'.. 더보기
온전히 남의 날이었다 온전히 남의 날이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단 한 가지도 해내지 못했다. 하, 안과에는 다녀왔구나. 아, 산 낙지 스무 마리도 샀구나. 아, 낙지 두 마리를 손질해서 참기름장에 맛있게 먹었구나. ‘율마’도 순 집기를 조금 해줬구나. 가랑코에‘도 잎 정리를 해줬네. 그렇담 그다지 텅 빈 날은 또 아니구먼.  오늘은 화분에 물을 주지도 않았는데 댕강 시간이 잘려 나간 기분이다. 영화를 볼 시간이 없었다. 책 한 페이지도 읽을 수 없었다. 이런저런 일들을 하면서 강의 몇을 듣기는 했다. 하기야, 어느 뇌 전문 박사님 말씀으로는 유튜브 강의로 공부하는 것은, 우리가 학습하는 방법을 그 효과적인 면에서 퍼센트로 환산할 때 10% 정도의 효과밖에 볼 수 없다더군. 내가 해 본 경험으로도 그래. 유튜브를 열심.. 더보기
손바닥이 아프다 손바닥이 아프다.    오늘은 손바닥이 아프다. 아니, 손바닥이다. 저 혼자 이런다. 내게 잔뜩 짜증부리고 있다. 이유가 뭘까? 베껴지고 구겨지고 파이기까지 해서 부지런히 혈액이 흐르는 모세혈관이 온전할까 싶다.  이유가 뭘까? 그야말로 손가락까지, 손바닥까지 찌그렁방텅이가 되어 내 심장을 훌쩍거리게 한다. 우선 고요 하자. 상처들을 달래자. 공격 성향의 모든 언어를 밟고 나아가야 한다. 어디인들 알량한 굴레라도 마련된다면 그곳으로 가 보는 것이 옳은가? 핏덩이가 곧 보일 것 같은 손가락 뭉텅이를 싸 안으면서 간절히 잘하자고, 이제는 잘해보자고 나를 다독인다.  오늘은 왼쪽 손바닥이 우리집 제일 어른이다. 더보기
비둘기네 가족, 또, 또, 또, 또, 알을 낳았다. 비둘기네, 또, 또, 또, 또, 알을 낳았다. 올해 들어 두 번째던가 세 번째던가.전체 통틀어 다섯 번째던가, 여섯 번째던가. 아니면 일고여덟 번째?에어컨 실외기 공간에 또 알을 낳았다.이를 어찌해야 하나.새 생명인데,이를 어쩐담. 어떻게 한담?이번 것은 차마 내놓지 못하고 이곳 책상 한쪽에 뒀다.그림으로라도 남겨두는 것이 비둘기 부모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다. 마음이 아프다.  쓰라리다. 대체 어쩌란 말인가. 녀석들,이곳, 사람 사는 곳이란, 자기네들에게는 부중지어(釜中之魚)임을 왜 깨닫지 못했을까. 한두 번도 아닌데 말이다.(부중지어(釜中之魚)란 ‘솥 안에 있는 물고기’라는 뜻이다. 죽음이 눈앞에 있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한두 번도 아닌데 왜 못 느겼을까. 비둘기 알. 이번에는 하나만 낳았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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