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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All the Light We Cannot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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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All the Light We Cannot See

- 만사를 볼 수 있는 눈을 지녔을지라도 이타주의를 살 때에야 내 눈 뜸의 진정성이 갖추어진다.

 

영화 포토에서 담아옴

 

 

https://blog.naver.com/heemoon001/223270929371 에서 담아옴

 

드라마

미국

넷플릭스

2023년 11월 2일

4부작

원작 앤서니 도어의 소설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기획 숀 레비 · 스티븐 나이트

연출 숀 레비

각본 스티븐 나이트

 

감독 ‘숀 베비’는 저스트 인 타임(1997), 스타는 괴로워:더 무비(2001), 빅 팻 라이어(2002),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2003), 열두 명의 웬수들(2003), 핑크 팬더(2006), 박물관이 살아있다 1(2006), 박물관이 살아있다 2(2009), 브로큰 데이트(2010), 리얼 스틸(2011), 인턴십(2013), 당신 없는 일주일(2014), 박물관이 살아있다:비밀의 무덤(2014), 프리 가이(2021), 애덤 프로젝트(2022), 데드풀 3(2024)이 있다.

 

감독 ‘숀 베비’ 어느 블로그에서 읽었던가. 그의 영화만으로도 현대 영화사를 관통할 수 있다고? 그래도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나도 동의했다. 그곳 블로거는 그의 영화는 모두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화 덕후라면 꼭 봐야 한다고, 아니 봤어야 한다고.

 

나? 물론 모두 봤나? 아니다. 영화 덕후임을 강력하게 주장하나 위 영화  열여섯 중 열을 본 듯싶다. 물론 줄거리나 장면들 혹은 주인공들과 함께 떠오르는 영화는 몇 되지 않는다. 이 모든 영화들이 얽히고설킨 채 내 뇌에 담겨있을  뿐이라는 것. 그러나 위 영화들이 현대사, 현대 영화사를 관통한다는 데에는 철저하게 동의한다.

 

출연

아리아 미아 로버티 - 마리로르 르블랑 역

넬 서튼(아역) - 마리로르 르블랑 역

마크 러펄로 - 다니엘 르블랑 역

휴 로리 - 에티엔 르블랑

루이스 호프만 - 베르너 페니히 역

라르스 아이딩거 - 라인홀트 폰 룸펠 역

앤드리아 덱 – 산드리나 역

 

 

‘어떤 것에 관한 이야기를 하든지 그것은 모든 것에 관한 이야기가 된다.’

이 영화 홈에서 내건 주제이던가. 어느 한쪽의 것이 어느 한쪽의 것에 지나지 않지 않는다는 것이다. 메시지 임이 분명한 위 문장은 사실 우리 생의 한가운데 세워져서 우리와 함께 매 순간 동행하는 주제이다. 거미 출 얽듯 얽혀 있는 우리 생을 이 영화는 생색내지 않고 보여준다. 아니 또렷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이 영화의 보기를 끝마치면서 우리 가슴을 씽씽 갈아엎을 듯 덤비는 운명을 논하느라 꽤 긴 시간을 주저앉아 있으리라. 하여, 이 드라마 속 등장인물 모두 바로 나, 바로 우리들이며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우리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 자, 우리 모두 귀 기울이고, 눈 고요히 뜨고, 지긋하게 이 드라마 속 이야기에 빠져들어야 한다. 몰입하게 된다.

 

‘우리를 죽이지 않는 것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니체)’

우리가 짊어지고 사는 고통은 결국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이 된다는 것이리라. 잘 안다.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여, '언젠가는', '곧', '머지않아'라는 낱말이 우리 곁에 친구처럼 자리 잡아 대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부지런히, 진정 포기하지 않고, 생의 순환곡선의 정점이 곧 우리에게 올 것임을 굳게 믿으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스러져 나동그라지고 싶을 때, 죽을 것만 같아, 죽고 싶을 만큼 힘들 때, 나만 이 세상 온갖 고통을 짐 지고 산다고 싶어 지더라도 다가올 태양의 따스란 세례를 굳게 믿고 기다려야 한다. 현재의 고통을 지켜내라는 것이리라. 즉, 죽고 싶다고 말할 때의 반대편에는 나를 끌고 가려는 어떤 힘이 있고 그에 관련되는 상대방이 있다. 혹은 관련된 일이 있다. 참담한 상황이 벌어져 있다.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기꺼이. 그것을 견뎌내고 나면 우리는 마침내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는 강한 힘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를 죽이지 않는 것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받아들이라.

 

1944년 8월 중심과 중심의 앞뒤 어느 곳에 한 소년과 소녀가 각자도생을 하고 있었다. 나름대로, 제1, 2차 세계대전의 혼란기 와중을, 소녀와 소년은 아름드리 평온의 생을 살고 있는 편이었다. 그러나 세계 곳곳이 혼잡스러우니 아무리 관심을 받을 바 없는 지역일지언정 국제정세가 내뿜는 헛기침의 침 한 방울 정도는 그 영향을 미친다. 단지 상황이 멀다고 여기고 사는 그곳 그들은 묵묵히 자신의 삶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밍밍하다고 해야 하나 그것은 곧 신산한 삶이었다고 해야 하나. 세계의 혼돈은 소년과 소녀의 삶을 맵고 시면서 한편 고생스럽고 설운 상황 속으로 데려간다. 어느 구석 하나 고요하고 적막한 아름다움이 가능할 수 없었으리니. 결코 축복받았다고 할 수 없는 삶이었을지언정 소년과 소녀는, 세계의 어느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살아가던 그들은, 국제정세의 한 방울 침의 부피가 사실 커진 것에 끌려가야만 했다. 독성이 가득했다.

 

그리하여 소년과 소녀는 같은 도시에 거주해야 한다. 특이한 상황 속에 있는 소년과 소녀를 조물주는 기꺼워했을 것이다.  급기야 연합군의 포격이 시작되던 도시. 생말로라는 곳. 이제 지구상 모든 이들이, 쫌생이들이 벌인 '대전'의 영향 하에 놓이기 되고. 연합군이 그곳 도시를 점령하려 하던 때, 한데 도시, 그 도시에서 단 한 집만 포격을 피한다.

 

소녀와 그녀의 작은할아버지와 살던 그곳이었다. 왜 그곳만 연합군의 전투기는 피해 가는 것일까. 소년이 합류한 이유였다. 이야기이니, 영화이니 당연하다고들 하지 말라. 물론 실화에서 비롯된다는 멘트를 읽은 것 같기도 하다. 

 

소녀의 집에는 소녀 마리로르와 그녀의 작은할아버지가 산다. 작은할아버지는 신세계 사람이다. 작은할아버지는 밤이면 밤마다 첨단(?) 방송시설이 존재하는 어느 방에서 라디오로 소소한 소식을 띄운다.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숫자를 명령에 의해 부르고, 음악을 튼다. 바로 연합군 소식통이다. 연합군은 그 집을 지켜야 한다. 포격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군인으로 합류한 독일 고아 소년 베르너는 이곳 생말로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 

 

소년 베르너의 소임은 라디오로 연합군 소식을 송신하는 지하조직을 일망타진하고자 한다. 그러나 소년은 그럴 수 없다. 그곳에 도착하니 소년의 어릴 적 생이 거기에 있었다. 소녀 마리로르 네에 있었다. 여동생과 듣던 바로 그 목소리가 들렸다. 어릴 적 라디오로 듣던 그 음악의 진원지가 바로 거기였다. 소녀 마리로르를 본다. 러시아는, 추축국 독일의 입장에서는 마리로르의 목소리를 깔아뭉개라고 했는데 소년 베르너는 임무를 다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자기 부대에 배반을 선언한다. 동생과 놀던 꿈 많던 어린 시절의 평화를 생각하니 도저히 마리로르와 작은할아버지를 소탕의 대상으로 둘 수 없었다. 

 

한편 룸펠, 다이아몬드 '불꽃의 바다'를 찾아내야 하는 사내가 있다. 외눈이었던가. 물론 독일군이다. 그에게 소녀 마리로르와 작은할아버지가 짓밟아야 할 대상이다. 그들에게 가까이 접근한다. 룸펠이 짊어지고 있는 임무인 다이아몬드 '불꽃의 바다' 찾기는 이제 그의 생 마지막 목적이 된 다이아몬드였다. 살기 위해 꼭 ‘불꽃의 바다’를 찾아야만 했다. 다이아몬드 '불꽃의 바다'는 박물관에는 모조품이 앉아 있었다. 추정하건대 진품은 바로 박물관의 열쇠장이 마리로르의 아버지가 가져간 것이 분명했다. 룸펠은 마리로르, 그녀의 아버지가 없는 그곳을 뒤져야 했다.

 

룸펠은 마리로르의  집을 뒤진다. 마리로르는 비밀 장소인 다락방에 숨어 닷새를 버틴다. 마리로르의 아버지가 지녔던 다이아몬드는 마리로르의 아버지가 만든 모형 집 안에 숨겨져 있었다. 물론 그 비밀을 풀 열쇠는 마리로르에게 있다. 집 모형을 그녀는 호주머니에 담고 있다. 수용소에 있던 아버지가 가까스로 보낸 편지에 그걸 암시해 놓았었다. 

 

마리로르가 룸펠에게서 안전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쯤에서 소년 베르너의 손길과 마음 씀씀이가 고상하게 덧붙여져야 한다. 소녀를 구한 건 소년이다. 베르너는 마리로르와 단 하루를 함께 보낸다. 베르너에게 소녀의 목소리, 마리로르의 작은할아버지의 전파, 소식은 이미 오래된 친구였다. 이미 뗄 레야 뗄 수 없는, 이념을 내팽개치게 하는 온정이었다. 가족이었다. 베르너는 소녀 마리로르를 안전하게 도시에서 빠져나갈 수 있게 한다. 그는 자신은 포로가 되고, 사살당한다.

 

영화의 사건 전개는 여기에서 멈추고,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른 책 한 권에서 읽을 수 있다는데 읽지 못했다.

 

‘사자처럼 죽거나 엎질러진 우유처럼 쓰러지는 거야.’ 

기어코 운명이라 생각되면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것. 내게 어떤 고난이 오더라도 사람은 살아내게 된다. 어떻게 살아가더라도 내게 올 것은 온다. 그렇더라. 그렇다면 과감하게 나를 내던져서 살아갈 것. 정답인 것은 나는 늘 머물러 있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 바꿔야 한다. 더 늦기 전에. 한데 이러한 내용의 다짐을 나는 수없이 해왔다. 왜 그럴까. 그것이 문제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빛은 보이지 않는 빛이야. 그래, 대부분 지닌 것의 값어치는 가볍다. 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되므로. 보이지 않는 빛일 때에 비로소 그 누구도 해낼 수 없는 진중하고 가치 있는 선택이며 용기이며 실천이 되고 결과물이 된다. 시각 속에 방만하게 현상으로 잡혀서 개인의 뇌를 잡아먹기 전에 폭넓게, 깊이 있게 생각했던 과정이 미리 있어야 했으므로 보이지 않는 빛이 해내는 일은 남다르다. 보통 사람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해낼 수 있다. 신비롭기까지 하다.

 

"내가 날 포기했는데도 누나는 날 포기하지 않았어.

호랑이는 우리에 갇히느니 죽는 게 더 나아.

인생은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빛' 중 마리로르 아빠 다니엘이 한 말이다. 그래, 시시한 말이 아니다. 사랑이 죽음보다 더 강하다. 과연 고통이 죽음보다 더 강한가.

 

"모든 곳에는 목소리가 있어. 귀를 기울이면 들려."

맹인 소녀 마리로르의 말이다. 들을 수 없는 모든 이들이 하는 말이다. 귀를 기울이라. 먼저 들으라. 

 

"가장 중요한 빛은 보이지 않는 빛이다."

삼촌의 말을 마리로르와 독일 병사 베르너가 말한다.

 

참혹한 전쟁 속 이야기이다. 소설 원작이다.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다는 내용이 영화 시작하면서 전주로 깔렸다. 소년과 소녀의 감동스러운 이야기? 이렇게만 말할 수 없다. 그 참혹함을 대하는 인물들의 대처 방식에 숨은 숭고함에 긴 여운으로 한참 눈을 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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