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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창작

이런 놈 저런 놈 그런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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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놈 저런 놈 그런 놈

 

픽사베이에서 가져온 '소주'

 

픽사베이에서 가져온 막걸리

 

 

막걸리와 소주를 합해서 마신 술로

거나하게 섣달그믐의 밤을 취한 이가

정신의 일탈을 용납하겠노라고 선언하더니

쉼없이 자기 생을 펼쳐 내놓았다

밤새 자기 생에 다녀간 이들을

불러들였다

시어머니 빨간 빤스 한 장

사서 덩실덩실

허리춤에 매고 온 여자 있었기에

다행이었노라고

어르고 달래지 않았는데도

쌩쌩하게 자라나서 세상을 일구고 있는

컴퓨터꾼 사나이와

언어도사로 사는 공주님이 있어서

비로소 행복을 들먹이면서 사노라고

하루하루 갓난아이 놀소리하듯

연명하는 나에게

속도 모르고 온 놈

무작정 바로 온 놈

아래층 실내 골프장을 다녀온 놈

이런 놈 저런 놈 그런 놈

내 생은 그 사람들 있어 행복했노라고

소주잔에 뼈만 앙상한 새끼손가락 담가

자그마한 원을 그리면서

말했다

충분히 기특한 삶이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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