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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

이퀄라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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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퀄라이저 The Equalizer

2015. 01. 28.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장르 액션 · 범죄 · 스릴러

국가 미국

러닝타임 131분

배급 유니버설픽쳐스

원작 드라마

 

안톤 후쿠아 감독

덴젤 워싱턴 · 클로이 모레즈 · 마튼 초카스 · 데이비 하버 · 헤이비 버텟 · 빌풀만 · 멜리사 레오 · 데이빗 미니에르 등 출연

 

대표 포스터. 영화 홈에서 가져옴

 

 

'이퀄라이저 1'과 '이퀄라이저 2'를 모두 시청했다. 어제오늘은 아니다. 얼마 전의 일. 그날. 일터가 온통 혼란스러웠던 때. 당시 이틀 연속 시청했던, 아마 시청 서너 번째가 되는 듯한 이퀄라이저. 1과 2를 연이틀 시청하면서 내 안에 쌓인 분노를 누그러뜨렸던 기억. 이곳 블로그에 몇 줄 적어서 임시저장에 넣어뒀던 것을 꺼내어 저장 완료를 누른다. 덴젤 워싱턴이어서 이렇게 질 높은 '지적 액션'이 가능하다. 깔끔하고 단정한 폭력! 자질구레한 설명이 나열되지 않아 더욱 숨이 막힌다. 나는 가끔 내 안의 나 혹은 타인으로 인해 식도 최상단까지 쌓여있는 분노를 터뜨려야 할 때면 이런 영화류의 액션을 시청한다. 

 

대표 포스터. 영화 홈에서 가져옴

 

 

고통에는 두 가지가 있지. 괴롭기만 한 고통과 변하게 하는 고통!

 

현재 내가 지닌 고통의 종류는 무엇

내게 와 있는 억압과 폭력을 파괴하고자 보기 시작한 영화에서

주인공이 제시하는 주제 앞에 나는

그만 무너지고 말았다

나는 고작 고통이랄 것 없는 고민 정도의 짜증을 살피고자

영화의 품으로 들어왔는데

영화는 내게 참 진상의 고뇌를 말하네

내가 안고 있는 것은 진즉 고뇌도 고통도 되지 못한 것을

살살 살살 미리 머리 꼬라박고 사는 보스의 개처럼

나는 지레 내게 온 상황을 모른 체하고

영화 앞에 앉아 있네

영화의 주인공은 고통을 가르치는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는 나처럼 불면증을 앓는다. 요즈음 나의 모습과 똑 닮았다. 로버트 맥콜(덴젤 워싱턴). 그는 새벽 2시만 되면 잠에서 깬다. 불면증을 책 한 권으로 이겨내려는 그의 다짐. 그가 가는 곳은 늘 가는 카페이다.(왜 우리 주변에는 이런 곳이 없을까? 나만 모르나?)

 

그는 없다.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다. 그의 아내가 그에게 남긴, 그가 해냈으면 하는 그의 삶의 목표가 있다.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소설 100권’ 그가 읽고 있는 책의 종류이다. 그의 아내는 그러므로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왜? 그것은 영화 보기로 해결하기로 하고. 일백 권을 모두 읽는 것이 그의 유일한 삶의 목표이다.

 

그를 일어나게 한 것은 우연히 발생한 셈. 그러면서도 결코 우연이 아닌 셈. 어느 날 카페에서 나이 어린 콜걸 테리(클로이 모레츠)가 말한다.

“무슨 책이에요?”

“…기사의 이야기지. 기사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사는.”

“내가 사는 세상과 똑같네요.”

테리는 전화를 기다리다가 벨이 울리면 리무진에 오른다. 테리는 로버트와 거의 매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만난다. 로버트는 꿈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와 나눈 대화의 대목들이 그를 두 손 발끈 쥐고 일어서게 한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 날, 테리가 흉한 모습으로 발견된다. 포주에게 폭행을 당한 것. 포주는 러시아 마피아였다. 그리고 그, 로버트는 이제 몸을 일으켜야만 한다. 로버트는 묵혀뒀던, 세상을 향한 분노를 그대로 안고 있을 수가 없다. 폭발한다. 강자에게는 빌빌대고 약자에게는 온 세상을 휘어잡을 듯한 힘을 폭발시키는 이 세상의 찌저분한 인간들. 그들을 향해 로버트, 그가 세상을 평정하러 나선다. 포악한 세상으로 나선다. 정면돌파. 정의로운 폭력, 건강한 폭력의 폭발!

 

 

Change your world. 네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날은 하루는 네가 태어난 날과 네가 태어난 그 이유를 찾은 날이다. 로버트 멕콜이 안쓰러운 동행인 테리에게 말한다.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그래, 고통 없는 변화는 없어. 완벽한 것에 따르는 것은 통곡이다. 짙은 농밀도를 지닌 곡소리가 온세상에 울려 퍼지리라. 변화되어가는 모습이 중요해. 맥콜이 마트의 동료인 랄피에게 경비시험을 위한 몸관리에 대해 애정 어린 잔소리를 하던 멘트다. 변화되어가는 모습. 랄피의 인생변천사, 그 와중에 맛보는 쫄깃한 맛이 그립다. 이도 젊을 때라고 쉬이 해낼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포기하려다 말고 내 인생에도 적용해보고자 일어선다. 물론 나이가 찼다 하여 못할 바는 아니기 때문이다. 

 

body, mind..... spirit. 몸. 마음. 그리고 정신!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세 요소이다. 싸울수록 경외심을 느끼는 그, 노인과 바다의 '그'. 죽음 앞에서 만나게 되는 인생. 우리네 인생이 그렇지 않을까. 하기사 우리는 죽음 앞에서 만나는 인생에도 분히 힘을 떨쳐 일어설 의지가 없으므로 이렇듯 빌빌댄다. 너 자신을 의심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네가 비를 원하면 진흙 역시 다뤄야 하는 거지. 이 세상에 어떤 누군가로 존재하는 방법. 배짱이 필요하다고, 고통이 필요하다고, 이겨내야 할 번뇌는 꼭 필요하다고 정의의 용사인 로버트 맥콜이 말한다. 

 

이퀄라이저 The Equalizer

이는 음성 신호 따위 등 전체적인 진동수 특성을 조절하기 위한 전기 회로를 말한다. 녹음 또는 스피커의 특성을 바로잡거나, 노래의 높은음을 강조하기 위하여 주로 사용한다. 또 다른 뜻으로 항공기 보조 날개의 평형 장치. 본래 오디오에 주파수를 조정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불의가 세상을 주도하는 현세에 공정의 평형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나서는 로버트 맥콜의 이야기이다. 다시 말하건대 깔끔하고 단정하고 동시에 정의롭게 강건한 폭력이 진행되는 영화이다. 나는 가끔 이 영화로 내 일상을 위안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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