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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

이토록 뜨거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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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호크의 소설을 에단 호크가 감독하고 에단 호크가 단역으로 출연한 영화.

 

내가 찍은 사진: 순간을 사는 꽃

첫사랑?

첫사랑!

배우지망생 남주 윌리엄에겐 분명 첫사랑이다. 20대. 이 세상 모든 것이 전부 내 손 안에 들어올 것 같은 세상. 20대의 윌리엄은 배우 지망생이다. 어느 날 자주 가는 빠에서 가수 지망생 사라를 만난다. 20대 사랑이므로 윌리엄은 한 눈에 사라에게 반한다. 사라도 그랬던가. 살짝 빼는 듯싶었지만 사라 역시 처음 만나던 순간 뜨거운 키스를 떠올리고 격정의 섹스를 기다릴 만큼 사랑이었다. 사랑. 

 

 

독립을 위해 뉴욕에 온 사라의 거주지를 꾸미기 위해 윌리엄도 동참한다. 모든 것 다 팽개치고 육체의 본능을 앞세울 것이 당연하다 싶을 나이 20대이지만 둘은 인내를 병행하여 생활한다. 둘은 늘 사랑한다, 사랑. 물론 윌리엄의 강박이 드러나곤 한다. 

 

둘은 결국 서로의 어머니에게 서로를 인사시키고- 불행히도 둘 다 어미와 사는 불균형의 가족, 한부모 가족이었다.

 

멕시코 여행을 떠난다. 결혼을 하기로 한다. 성당까지 가지만 윌리엄이 세례를 받지 않았기에 결혼은 성사되지 못한다. 

"엄마, 왜 나는 세례를 받지 않았나요? 어쩌자고 내 영혼을 돌보지 않았나요?"

둘은 생활 속 삶으로 돌아오고 각각 각자의 현실을 산다. 보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라가 윌리엄을 거부한다. 

 

"MY HEART IS GORGEOUS, WHAT WILL YOU GIVE FOR ME? 내 맘은 이토록 고운데 내게 뭘 주시렵니까."

윌리엄은 늘 내뱉는다. 내 고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줄 당신의 마음을 원하건만 사라 안에서 윌리엄은 점점 거리의 길이만 길어지고 윌리엄은 여전히 사라에게 늘 '내게 뭘 주시렵니까?'를 갈망한다. 

 

이별의 자리. 사라가 윌리엄의 위 문장을 서두에 깔고 이별의 노래를 부른다. 마침내 체념한 윌리엄은 노래 한 곡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일어서 먼 길을 간다. 혼자가 되어. 

 

끊임없는 구애를 전화로 이어가는 윌리엄에게 사라는 자신을 늘 대단한 양 띄우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다 한다. 그리고 윌리엄을 혼자서 앉혀둔 채 부르는 이별의 무대에 앞서 사라가 말한다. 

"너는 나 때문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문제를 안고 있었어. 너의 가슴은 나를 만나기 전부터 이미 찢겨져 있었어."

 

이별을 받아들이고 먼 길을 나서면서 윌리엄의 독백이 이어진다. 

'엄마, 아빠의 이혼 후 나는 엄마와 걸을 때면 늘 떨어져서 걸었어. 이미 어른이었고 이미 나는 고아이고 싶었어."

 

13세던가, 이후 짬짬이 전해지던 아버지의 편지도 끊어진 채 지냈던 윌리엄이 사랑 앞에 무너지면서 아버지를 찾는다. 어린 아이 셋을 낳아 다른 여인네와 살림을  꾸려 사는 아버지. 아버지는 말한다.

"사랑의 아픔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무뎌지는 거야. 사랑을 포기하는 이는 사랑할 자격이 없어, 차 버려."

 

감상 소감

어미라는 인간이 밉다. 사랑의 혼돈 앞에 애타하는 아들에게 자기 애인을 들먹이는 못된 여자. 무너지는 사랑 앞에 괴로워하는 아들에게 그 여자는 이렇게 말한다. 

“감상에 젖지 마. 나쁜 일은 생기기 마련이야. 사람들은 애정을 돌려주지 않아. 다 그렇게 살다가 죽는 거야. 힘들겠지만 받아들여.”

하긴 그렇다. '다 그렇게 살다가 죽는 것. 죽음 앞에 서면 한낱 하찮은 미물에 불과한 인간들이여.' 그러나 어미된 이가 피끓는 청춘의 아들에게 내뱉는 이 문장에 '결국 인간이라는 게~'를 한탄조로 내뱉으며 먼 길 떠나는 이, 윌리엄에게 꼭 사라보다 훨씬 고운 아씨 만나 잘 살기를 기원했다. 윌리엄의 청춘에 건배!

 

본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 에단 호크의 문장을 읽고 싶다. 도서관을 들러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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