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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삼백육십오 일을 살자고
일 년 삼백육십오 일을 살자고
지난해 마지막 날에 마련한 종이 일기장
한 권
이십이 일 만에 다 살아버렸네
무엇이 그리도 급했으며
어떤 것이 나를 들이밀었으며
왜 그런 삶을
택했나
너무 빨라
내게 오려던 열두 달의 빛들
우주에서 부서져 버리면
어떡하나
내일부터는 손으로 살지 않고
발로 살기로 다짐하는데
나의 별명
내가 오지게 좋아하는 나의 별명은
집순이라네
누구
내 손가락에 제동을 좀 걸어주오
천천히 천천히
눈짓 발짓 곁들여서
헛짓거리도 여러모로
이젠 능력이 되는 시대이니
부디 온몸 움직이면서 서서히
살아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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