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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바로 쓰고 바로 읽기

주꾸미와 쭈꾸미

 

 

쭈꾸미와 주꾸미

주쭈미볶음 -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며칠 전 큰일(?) 마치고 돌아오면서 일 해치운 기념으로 먹은 음식이 '쭈삼(쭈구미 삼겹살)'이었다. 가게 메뉴에 있는 이름이었다.

 

함께 먹던 이가 말했다.

“쭈꾸미가 아닌데 말이야. 이것 주인장에게 말을 하자니 그렇고 안 하자니 자꾸 거슬리고 이를 어쩐담?”

“아니라니? 뭐가 아니라는 거야.”

“쭈꾸미는 틀린 말이라니까?”

“진짜로? 뭐가 틀렸는지 말해보라고. 쭈꾸미에 삼겹살을 더해 만든 음식이니 쭈꾸미 삼겹살. 뭐가 아니라는 거야?”

“찾아봐!”

 

오호라. ‘쭈꾸미’가 아니었다. 틀린 말이었다. ‘주꾸미’가 표준어였다.

‘이런, 자장면과 짜장면이 생각나는구나.’

짜장면을 자장면과 함께 인정할 때 쭈꾸미가 주꾸미와 함께 인정해야 했었지 않나? 또 어느 세월에 쭈꾸미가 맞는 말이 된담? 언어습관이라는 것이 언어문화를 만드는 것인데. 이 바쁜 세상에 쭈꾸미가 여전히 틀린 말이라니. 쬐끔 한심스럽지 않나?

 

어쨌든 우리 아파트 뒷골목 어느 식당 ‘쭈꾸미 삼겹살’은 참 맛있다. 부추전도 맛있고 무잎 김치도 맛있고. 감자볶음은 차가움만 조금 덜 한다면 좋겠더라마는. 거참. 모두 좋다하는데 내 입을 위해서 고쳐달라는 말은 못 하겠고.

 

아, 또 어쨌든 ‘쭈꾸미’도 어서 맞는 말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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