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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
투표하고 왔다. 새벽 다섯 시, 신새벽에 '크라잉넛'의 '비둘기야'를 듣다가 문득 떠오르는 당 대표가 있었다. 지역구 국회의원 입후보자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른다. 당을 보고 찍기로 했다. 비례대표제에 내 마음을 담아 투표했다. 부디, 제발 좀 잘하기를!
오늘의 세상, 새벽 여섯 시의 길을 호흡하다가 사진 몇을 찍었다. '생과 사'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비트겐슈타인을 들으면서 길을 걸었다. 비트겐슈타인의 사진을 보면 그가 내 이상형임을 확신하곤 한다. 깡마른 낯, 저 세상 미궁을 향해 쑥 들어간 눈과 볼과 그리고 그의 사상! 나는 그를 사랑한다!
젊은 시절 어느 한때 나는 비트겐슈타인의 삶을 모방하겠다고 내 속내에 저장한 적이 있다. 아직 내게 시간이 있다. 조금이라도 그와 닮은 삶을 살겠다고 계획한 것이 있다. 육체로 살기이다. 막노동하기이다. 월급쟁이의 시절을 마감하면 꼭 육신 모든 곳을 고루고루 사용해야만 하는 일을, 노동을 꼭 해보려 한다. 그렇게 내 생을 사죄하려고 한다.
오늘 투표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데려온 '생과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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