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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

찰리 멍거, 여덟 가지 인생 레슨 첫 번째의 것을 떠올리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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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멍거, 여덟 가지 인생 레슨 첫 번째의 것을 떠올리는 하루

 

찰리 멍거, 그의 여덟 가지 인생 레슨. '억만장자의 마인드 셋'이라고들 한다.

 

1. 역발상을 하라 - Invert thinking (: 사고방식을 뒤집는 접근법) - ''부정적인 아이디어''를 역이용하라.

2. 간결성 - 단순하게 생각하라. 지나친 집착은 때로 아무 일도 못 하게 한다?

3. unique(유일무이한 독특한), Expensive(비싼), Sticky(끈적거리는, 달라붙는, 스티커), Air(공기. 환기, 비현실적, 공허한)

4. Enough is enough  - 충분하다는 것을 인식하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도 있어야 한다?

5. 브랜딩의 중요성 - 브랜드화하는 것은 곧 특성을 기호화하는 것이다. 나의 얼굴이다.

6. 분수에 맞게 사는 것 - 적재적소에 맞게 사고하고 행동하라. 곧 나를 아는 것이 세상을 잘 사는 방법이다.

7. 남들의 실패로부터 배워라 - 당연지사. 그래서 연륜이 중요하고 그래서 경험이 필수이니라. 용기까지 배울 수 있다면 일석삼조!

8. 독립성을 추구하는 것 - 자율로 살아라. 자기 생을 자기 방식으로 운용할 줄 알아야 한다. 곧 자기 스스로 견제하고 균형을 맞춰가면서, 진정한 공정으로 살아라. 자기 자신의 생을 향한 올바른 향유야말로 잘 수 있는 소중한 방법이니라.

 

새삼, 찰리 멍거를 떠올린 것은 지난 수요일 오후에 시작되어 오늘까지 진행된 나의 어처구니없는 실수 때문이다. 실수 끝, 으레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 이렇게  끊임없는 오류를 사는 것일까, 나는!'

 

마음 복잡함을 다스리기 위해 이 사람 저 사람을 불러오게 되었다. 그중 한 사람이 이 사람이다. 찰리 멍거. 언젠가 적어놓은 적이 있는 그의 인생 레슨. 첫 번째의 것.

'역발상을 하라.'

이 글귀가 떠올랐다. 부정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여 그 반대급부를 두드리기. 그곳에서 창의적인, 어떤 힘을 집어 올리기. 그래, 그것이다. 나도 도전해 보자. 

'역발상!'

삼시 세끼 밥 먹듯이 꾸준하게 하는 나의 실수를 모아보자.

 

 

단애의 여왕 - 부디 잘 살아내기를!

 

다섯 해 전부터인가. 터무니없이 숫자만 많아져 가는 화분 수에 깜짝 놀라서 나를 향해 내뱉곤 했다.

"미쳤어, 나는 미쳤어. 이제, 그만. 화분 수 늘리는 것 이제 그만."

잘 지키다가 결국 다시 사고 말았으니 이를 어떡한담.

 

너무나도 키우고 싶었던 '단애의 여왕'이라는 아프리카 식물. 인터넷 화초 구매 플랫폼 경매에 떡하니 응찰하고 말았다. 뜻밖의 입장은 기대하지도 않았던 당첨으로 결정되었더라. 결재하려고 보니 해당 가게는 구매 금액이 50,000원이 넘어야만 배송비가 없더라.

 

지극히 상식적인, 보편적 인간의 심사가 발동하야 50,400원이 되게 주문했더니 다음 날 바로 도착.

"잘 키우세요."

메시지가 있었던가.

 

아, 열어보니 내가 주문한 아프리카 식물 다섯은 모두 새끼 공주(혹은 왕자)님이시더라. 왈칵 눈물이 쏟아질 만큼 연약해 보이던 아이들. 하루 무방비 상태로 뒀다가 이것이 아니다 싶어 '다이소'에 가서 급히 싸구려 토분(그러나 눈에 보이기에는 고급 터키제 화분)을 구매하여 질질 끌고 와서는 분갈이를 시작. 바쁘게 움직였다. 지난 수요일이었다. 사실은 일터에서 퇴근 시각 한 시간 앞서 '조퇴'하고 왔다. 그날 넘기면 못살 것 같아서. 그날은 회식이 약속되어 있어서.

 

한데 바쁘게 분갈이를 한다고 한 것이 커다란 오류. 녀석들은 아프리카 식물이었다. 나는 그만 관엽식물 분갈이용 방식으로 분갈이 흙을 사용했다. 물 빠짐이 되지 않았다. 예정되어 있던 같은 과 젊은이들은

"응, 왜 어서 오지 않냐?"

고 난리이고 법석이다!

 

화분 밑구멍에 티슈를 쑤셔 넣어 물을 좀 뺐으나 이틀, 사흘, 나흘. 오늘이 되어서도 흙이 마르지 않았다. 눈 뜨자마자 나가서 확인했다. 구매처에 전화했다.

"사장님이요, 이러저러해서 흙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서인지 물 빠짐이 안 되는데 어찌해야 하옵니까?"

참 친절한 사장님은 정말 사근사근 설명해주셨다.

"여름이 되면 화초들의 몸살 시기가 있으니 지금, 어서 다시 제대로 된 분갈이를 하시오."

 

구갑룡 - 부디 잘 살아내기를!

 

 

아이구야. 친절함에 고마움 전하면서 다시 분갈이할까 하고 보니 마사토가 없더라니. 갈아 엎어야 할 화분들을 찾아 한번 사용했던 마사토를 재활용하자고 긁어모았다. 뒤집어엎어 다시 분갈이했지만 여전히 물 빠짐은 되지 않아 난감하더라.

'무엇이 문제일까? 다시 또 한 번 손대기에는 너무 연약해보이는 꽃들. 이를 어찌한담.'

결국 긁어모은 마사토 몇 가닥씩 흙 위에 얹어주다가 드디어 발견한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이 문제였다.

 

양파망이었다. 오늘 오전 제라늄 분갈이 중에 확인해보니 양파망이 문제더라. 제라늄이야 강하니까 뭐, 그대로 넘겨도 되지만 이것이 아니다 싶어서 화분 밑을 휘저어보니 양파망이 깔려 있었고 양파망을 송곳으로 빼내고 보니 물이 좔좔 흐르더라. 곧 아프리카 식물들의 화분에서도 양파망을 빼냈다. 종일 완전히 열린 베란다 문 위에서 태양에 노출되었으니 죽지는 않으리라. 아마 다시 또 물을 주는 날 확인할 수 있으리라. 물을 주면 좔좔좔좔 흘러내리리라.

 

멍청하면 어쩔 수 없음을 실감했다. 멍청하면 제 밥그릇도 못 챙긴다고 했지. 내가 딱 그 수준이더라. 세상에나, 화초 재배이니, 베란다 정원이니, 화초를 가꾸어온 세월이 십 단위의 연수를 넘어서는데, 오, 세상에나. 나는 아프리카 식물을 심는데 관엽용 배양토를 몽땅 사용하다니. 그도 모자라 화분 아래 흙 마감 망을 양파망을 깔았다니. 나는 바보 천치로구나. 사실, 요 며칠 내내 두려웠다.

'혹 치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ㅋㅋ.

 

한편,

오늘 무려 20여 개 넘는 화분을 분갈이했다. 뿌듯하다. 자리 잘 잡아 쑥쑥 자라거든 이곳 블로그에 자랑하리라. 멍을 때리던 나를 돌아보면서 찰리 멍거의 마인드 맵 1번을 다시 또 한 번 떠올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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