낟
- 내 어머니가 참 소중하다고 하셨던 단 한 글자의 낱말이다.
"해 좀 쬐끔만 더 있었으면 낟 한 되는 너끈히 주섰을(주웠을) 텐디~"
가을, 추수철. 해질무렵을 제법 넘어선 때, 논에서 집으로 돌아온 우리 어머니가 거의 매일 하시던 말씀이다. 이때 '낟'은 곡식의 알을 말한다. 논농사를 해 살았던 우리 집은 가을이 끝나도록 우리 어머니의 아쉬움이 가득한 문장이 매일 반복되었다.
"나락 낟이 진짜로 중요해야. 나락 낟 하나라도 소중히 혀야 먹고 살어야. 명심해라이~"
"낟~"
가만 소리 내어 내놓는다. 마당 저 끝 대문을 열고 우리 엄마가 귀가한다. 내 혼잣말 안에 우리 엄마의 호흡이 함께 숨 쉰다. 참 어감도 좋다. 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