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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뒤흔든 밤
아직 초저녁이었다
열에서 하나가 부족한 시각, 술시.
정작 밤의 문을 열기 전
강을 품고 사는 한 사람이 달빛에 젖은 달을 보내왔다.
내 침실은 달이 맘만 먹으면 내 온갖 것을 들고 날 수 있는 곳
커튼의 닫고 열림에 상관없이 얼마든지
빛을 이고 들 수 있는 곳
애당초 달의 기운을 외면할 수 없음을 알았다
강을 사는 사람이 보내온,
그가 사는 곳의 달을 차마 버리지 못했다.
달은 강을 살고 있었다
땅으로 보내져 제 설 곳을 감당하지 못하는 달의 기운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다.
달을 안고 몸을 뉘었다
나의 달도 내 품으로 파고들었다.
질 수 없다고 했다.
안고 있던 달,
품고 있어야 하는 달.
두 생을 보살피느라
밤새 부산스러웠다
넘어야 할 강을 건너지 못한
한 사내의 혼을 묻어야 했다.
내 품 안의 달을
제 지내야 했다.
<후주>를 붙여왔다.
어젯밤 찍은 보름달.
두보의 여야서회<旅夜書懷>시에
'月湧大江流(월용대강류)'란 구절이 있다.
흐르는 큰 강물엔 달이 출렁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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