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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뿐, 그만!
이제 그만
내려가야 한다
제자리걸음이라도 좋다
그곳으로 가기를 기어코 고집한다면
그 끝에는
추락해야 할 낭떠러지가
자리잡고 있음을 각오하라
그곳으로 가는 통로는
하늘 높이 치솟았다가
순간을 이기지 못한 채 기우뚱
가라앉으리라
가만
이제는 그만
지짓대로 사용할 성수 바른 나무도
찾을 수 없으리니
우선 멈춤이라도 해야 한다
고요히
발걸음 돌려
사뿐 서 있는 곳에 그대로 내려앉으라
고운 사위에
그대 미쁜 두 발을 얹으라
태초에
당신의 태생을 출발시킨
고운 꿈을 담아
풀쩍
저기 저 아래로
고이
내려앉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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