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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창작

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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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뿐, 그만!

 

 

더, 어디로!

 

 

 

 

이제 그만

내려가야 한다

제자리걸음이라도 좋다

그곳으로 가기를 기어코 고집한다면

그 끝에는 

추락해야 할 낭떠러지가

자리잡고 있음을 각오하라

 

그곳으로 가는 통로는 

하늘 높이 치솟았다가

순간을 이기지 못한 채 기우뚱

가라앉으리라

가만

이제는 그만

지짓대로 사용할 성수 바른 나무도

찾을 수 없으리니

우선 멈춤이라도 해야 한다

 

고요히

발걸음 돌려

사뿐 서 있는 곳에 그대로 내려앉으라

고운 사위에

그대 미쁜 두 발을 얹으라

 

태초에

당신의 태생을 출발시킨

고운 꿈을 담아

풀쩍

저기 저 아래로

고이

내려앉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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