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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창작

우체국 택배 상자에 모정을 담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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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택배 상자에 모정을 담아 보냈다

 

 

택배 상자 빈 곳이 널널. 나는 결국 우체국 한편에 마련되어 있던 과자를 사서 넣었다.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우체국에 들러야 했다

 

군인 아들이 엄마를 보내란다

 

택배 상자에 넣어 보내기로 했다

 

어린 왕자의 힘을 빌기로 했다

 

왕자는 너무 말라 있었다

 

내 심장 저 아래 구겨진 채 담겨 있는 것 바삐 꺼내

 

왕자의 어깨에 얹었으나

 

내가 마련한 나

 

마련한 상자의 크기가 대자였다

 

아무리 움직여도 나의 부피는 늘려지지 않았다

 

내 아들의 어미를 담은 상자

 

빈구석 너무 커서

 

담긴 나의 심장이 그만 상자를 뚫고 빠져나오면 어떡하지

 

빈틈 안 되는데

 

그렇잖음 오랜만에 만난 제 어미의 정

 

이내 얇아지고 말았다고 서운해할 텐데

 

우체국에 마련된 과자를 사서 넣었다

 

한여름인데 이것

 

여기 함께 담아 보내도 괜찮을까요

 

괜한 트집으로 내 부족함을 덜어내느라

 

어린 왕자의 머플러 도착할 때까지 상하지 않을까요

 

때가 묻으면 안 되는데요

 

혹 오염되면 어떡하지

 

화장기 없는 처녀 우체국이 답했다

 

당신이 담아 보내는 고귀함의 강도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부패할 것 같으면 발효시켜

 

당신이 당신 아들에게 먹이곤 하던

 

당신이 손수 만든 요플레로 도착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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