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할 때와 죽을 때'는 인간 속성을 다양한 관점에서 들춰낸 수작이다.
최악(?)의 엔딩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영화!
영화 '사랑할 때와 죽을 때'에는
곳곳에 천태만상 인간 심사의 장면들이 배치되어 있다.
보는 이들을 숨 죽이게 하고
보는 이들을 한탄스럽게 하고
보는 이들을 눈물짓게 하고
가끔 보는 이들에게 안도의 가벼운 호흡도 가능하게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부로 세상이 시끄러운 시기이고 보니
다시 본 영화 '사랑할 때와 죽을 때'의 여러 장면들이 수시 떠오른다.
봄을 시작하는 얼음 녹는 물이 사체가 울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장면이 떠오르는가 하면
줄곧 격하게 내 마음을 치던 또 한 장면.
그래버가 친구 빈딩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다가 만난 집단수용소장
'외팔이 하이디'가 '적 살해 방법' 강의를 끝내고 밖으로 나가자 또 한 게슈타포가 연주하던 음악. 빈딩과 하이디, 또 한 사람 피아노 연주자는 소위 '게슈타포-비밀경찰'이다.
하이디는 피아노 위에 성냥개비 쌓기 놀이를 행한 다음 맨 위에 불을 붙여 태운다. 적들을(유태인과 자기네들 관점의 범죄자들을) 어떻게 죽이는가를 설명한다.
'밀훼유 공법' - 한 겹 한 겹 죄수들을 죽여 눕히고 그 위헤 다른 죄수들을 쌓아 노동을 하게 한 후 그들을 죽여 시체들을 또 한 단 쌓고 그 위에 또 새 죄수들을 쌓고, 쌓고, 쌓고, 쌓고! 마침내 불을 쏟아 모두 태워 죽인다는 공법이다.
그는 '쒜앵~' 외팔의 몸뚱이 위에 두툼한 외투를 쒸익 얹어서 자기 권력을 발휘하러 바깥으로 나간다. 그때 또 한 명의 게슈타포가 음악을 연주한다.
'베토벤 제23번 '열정' 소나타 2악장' '열정'
'모순의 극'이다.
늘 걷기를 좋아했던 베토벤이 당시 사귀던 제자 '테레즈'와의 사랑이 '혼돈'에 처하자 그 마음을 담아 썼다는 곡. 그녀에게 '사랑의 마음'을 담아 바친 헌정곡이라고도 하고~. 정적인 '테레즈'에 맞춰 썼다는 설, 그녀의 언니까지 얽힌 사랑에 대한 마음 오락가락 등을 담았다는~ 등
점차 청력을 잃어가는 베토벤, 32세가 되던 1802년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작성하고 삶과 죽음 사이를 방황하다가 다행히 삶을 택해 들을 수 있다는 아름다운 서정의 곡. 운명과 투쟁하듯 한동안 외향적인 곡을 작곡하며 스스로를 치유할 때 탄생했다는 곡. 고통의 자신을 절제된 발산으로 자기 예술의 탈출구를 찾고자 했던 곡
이 아름다운 곡을 피도 눈물도 없을 듯싶은 독일 비밀경찰에게 연주하게 한 영화 '사랑할 때와 죽을 때'의 더글라스 서크 감독은 무슨 의도였을까. '멜로드라마'의 거장임을 확인하게 해 준 곡.
가끔
인간들은
선과 악만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결코 '중용'을 진정 품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중용' 대신 '중용'을 갈망하는 데에서 허둥대는
'선'과 '악'의 '경계선'에서 살다가 인생을 마감하는~
하여 '하이디'는,
그와 똑같은 부류의 인간들,
'우리들'은
얼마나 안쓰러운 생명체인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 전악장
https://www.youtube.com/watch?v=eJ3LLuZ5e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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