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예술

베토벤 제23번 열정 소나타 2악장

반응형

영화 '사랑할 때와 죽을 때'는 인간 속성을 다양한 관점에서 들춰낸 수작이다.

 

나는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

 


최악(?)의 엔딩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영화!

영화 '사랑할 때와 죽을 때'에는

곳곳에 천태만상 인간 심사의 장면들이 배치되어 있다.


보는 이들을 숨 죽이게 하고

보는 이들을 한탄스럽게 하고

보는 이들을 눈물짓게 하고

가끔 보는 이들에게 안도의 가벼운 호흡도 가능하게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부로 세상이 시끄러운 시기이고 보니

다시 본 영화 '사랑할 때와 죽을 때'의 여러 장면들이 수시 떠오른다.

 

봄을 시작하는 얼음 녹는 물이 사체가 울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장면이 떠오르는가 하면

줄곧 격하게 내 마음을 치던 또 한 장면.


그래버가 친구 빈딩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다가 만난 집단수용소장

'외팔이 하이디'가 '적 살해 방법' 강의를 끝내고 밖으로 나가자 또 한 게슈타포가 연주하던 음악. 빈딩과 하이디, 또 한 사람 피아노 연주자는 소위 '게슈타포-비밀경찰'이다.

하이디는 피아노 위에 성냥개비 쌓기 놀이를 행한 다음 맨 위에 불을 붙여 태운다. 적들을(유태인과 자기네들 관점의 범죄자들을) 어떻게 죽이는가를 설명한다.

'밀훼유 공법' - 한 겹 한 겹 죄수들을 죽여 눕히고 그 위헤 다른 죄수들을 쌓아 노동을 하게 한 후 그들을 죽여 시체들을 또 한 단 쌓고 그 위에 또 새 죄수들을 쌓고, 쌓고, 쌓고, 쌓고! 마침내 불을 쏟아 모두 태워 죽인다는 공법이다.

그는 '쒜앵~' 외팔의 몸뚱이 위에 두툼한 외투를 쒸익 얹어서 자기 권력을 발휘하러 바깥으로 나간다. 그때 또 한 명의 게슈타포가 음악을 연주한다. 


'베토벤 제23번 '열정' 소나타 2악장' '열정'


'모순의 극'이다. 

늘 걷기를 좋아했던 베토벤이 당시 사귀던 제자 '테레즈'와의 사랑이 '혼돈'에 처하자 그 마음을 담아 썼다는 곡. 그녀에게 '사랑의 마음'을 담아 바친 헌정곡이라고도 하고~. 정적인 '테레즈'에 맞춰 썼다는 설, 그녀의 언니까지 얽힌 사랑에 대한 마음 오락가락 등을 담았다는~ 등

점차 청력을 잃어가는 베토벤, 32세가 되던 1802년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작성하고 삶과 죽음 사이를 방황하다가 다행히 삶을 택해 들을 수 있다는 아름다운 서정의 곡. 운명과 투쟁하듯 한동안 외향적인 곡을 작곡하며 스스로를 치유할 때 탄생했다는 곡. 고통의 자신을 절제된 발산으로 자기 예술의 탈출구를 찾고자 했던 곡  

이 아름다운 곡을 피도 눈물도 없을 듯싶은 독일 비밀경찰에게 연주하게 한 영화 '사랑할 때와 죽을 때'의 더글라스 서크 감독은 무슨 의도였을까. '멜로드라마'의 거장임을 확인하게 해 준 곡. 


가끔

인간들은

선과 악만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결코 '중용'을 진정 품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중용' 대신 '중용'을 갈망하는 데에서 허둥대는

'선'과 '악'의 '경계선'에서 살다가 인생을 마감하는~

 

하여 '하이디'는,

그와 똑같은 부류의 인간들,

'우리들'은

얼마나 안쓰러운 생명체인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 전악장

https://www.youtube.com/watch?v=eJ3LLuZ5eUw 

20세기 3대 피아니스트에 든다고 할 수 있는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의 연주를 듣는다. 1959년 녹음본

 

 

반응형

'문화·예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풀이 - 전래 민요  (0) 2022.02.21
가브리엘 포레의 엘레지  (4) 2022.02.16
크랙실버 우승  (0) 2021.10.05
크랙실버로 또 일주일을 살기  (0) 2021.09.28
'피어나는 대한민국 심수봉'을 보다  (0) 2021.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