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에게 For Sama, 2019
개봉 2020.01.23
수상내역 73회 2020 영국 아카데미 다큐멘터리상 수상
참담하고 처참했다.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무릎을 꿇어야 한다. 어른들은.
시리아 북부 도시 '알레포(아랍어: ﺣﻠﺐ 할라브[*] ['ħalab], 문화어: 알레뽀)'. 외부 침입자 러시아군과 정부군에 저항한 사람들이 겪은 현장. 감독이자 여 주인공이 현장을 찍어냈다.
의사 함자 알-카팁은 현장을 찍는 와드 알-카팁에게 결혼을 청한다.
함께 나아갈 저항의 길을 말한다. 저항의 길 끝에 있을 '자유'를 함께 찾아가자고.
와드 알-카팁은 극한 현장을 카메라와 함께 겪어내면서 '딸 사라에게 바치는 영상'이라고 명명한다. 즉 '저항'은 딸 사라는 더 이상 독재와 외부 침입에 의한 검은 하늘 아래 살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이다.
저항의 현장에는 어린 딸 '사마'까지 꼭 필요하다고 하여 항상 함께 움직인다. 촬영자 와드 알-카팁과 남편이자 진정한 의사인 함자 알-카팁과 그녀의 어린 딸 사마 알-카팁에게 무한 감사를 표한다.
'사마'의 뜻은 '하늘'이란다. 맑은 하늘. 그들은 독재와 외부 침입자의 무단 침입에 저항하여 '맑고 푸른 하늘의 알레포'를 돌려달라고 하소연한다. 누구 좀 도와주지 않겠느냐고. 아무도 없었다. 질질 끌며 투항을 강요하는 러시아군과 독재 정부의 징그러운 방침을 전달할 뿐이다. 제아무리 이미 '힘' 없는 유엔이라지만 이 첨단 세상에 통곡의 아우성 쪽을 향해 왜 귀를 막은 것일까. 어떻게 귀가 막아질까.
내 생 전부를 반성했다.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우리는 얼마나 이기적인가. 우리는 얼마나 부족한 인간들인가. 우리는 얼마나 독종들인가. 우리는 얼마나 치욕스러운 생명체인가. 우리가 과연 인간인가.
직설적으로 내뱉어지는 난삽한 언어들의 강도를 조절할 수 없다. 눈물 한 방울 흘려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끔찍했다. '더 이상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아니다.'라는 문장까지 내놓고 싶어졌다. 나를 포함하여. 어떠한 방법으로든 도움이 되었어야 하지 않는가. 유엔. 말이 좋아 유엔이지. 이게 뭔가.
달라져야 한다. 달라져야 한다를 끝없이 되뇌인다. 오직 자국 이익만을 위하여 나몰라라 하는 강대국들이여. 여전히 시리아 내전은 진행되고 있다. 알레포. 고대로부터 인류 역사의 숨터들을 고이 간직한 그곳. 남아난 것이 없어 보인다. 현대 문화의 모습이 그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은 듯. 그 와중에 러시아군과 정부군에 떠밀려 짐을 챙기는 가운데 어딘가에 가서 꼭 키우겠노라고 들고 나서는 와드 알-카팁의 화초 화분에 나는 결국 뚝뚝 흐르려는 눈물을 삼켰야 했다. 진정 사람이었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어나갈 사람.
한참 동안을 보다가 개인적인 '의무'가 생겨( 내 업무에 꼭 필요하다 싶어) 엄청난 양의 스크린 샷을 했다. 정리하여 그중 3분의 1을 남겼다. 과연 이곳에 모두 올려도 될까 싶어 망설여진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혹 이 내용이 잘릴 수도 있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이다.
2분의 1만 올리겠다.
다큐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계 전체에 적용시켜야 할 법이 필요하다.
법 조항 전문
"꼭 총을 들고 칼날을 세우고 대포를 앞세우고 생화학 가스 등을 이용한 싸움이 필요한 인간들은 전 세계를 사는 인간들이 허용한 곳으로 이동하여 휘두르고 쏘고 날리라. 너희들끼리. 끼리끼리. 이 내용을 지키지 않을 인간은 미리 자결하라!"
우스운가? 아니다.
이놈의 인간들이 소위 적지에서 하는 짓이 그렇단다.
우선
'어린이와 여자들, 노약자들이 모인 곳을 우선 공격한다.'는 것과
'뒤처리를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전문 인력 의사들을 없애고 적지의 사망자를 늘리기 위해 병원을 공격하는 것이 첫 번째로 하는 짓거리란다.'
이 다큐를 통해 확실히 확인하였다.
미친 인간들이다.
'포탄에 죽음을 맞은 아이의 어머니가 그에 앞서 며칠 전 이미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고는 그 어머니, 자식의 죽음을 보지 않아도 되는 그 아이의 어머니가 부럽다는 '와드 알-카팁'의 문장이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인지.
이런 세상에 태어나게 한 엄마를 용서해 줄래?
와드 알-카팁이 말한다.
전 세계 어른들이 자식들을 향해 외쳐야 할 내용이다.
아래 사진들은 뒤죽박죽 되는 대로 옮긴 것이다. 대표 포스터만 '다음 영화'에서 가져오고 나머지 사진은 모두 '스크린 샷'으로 담은 것이다.
장면 장면들이 소중한 내용들이다. 어떻게든.
부디 사진들 각각에 한참씩 머무르자. 머무르면서 머무르지만 말자. 생각하면서 머무르자. 반성하자. 뉘우치자.
현재 존재하는 모든 어른들은 어느 한 사람 깨끗한 사람이 없다. 우리는 모두 죄인이다. 억지일까?
'권력'의 눈을 부라리며 생을 사는 인간들은 '제대로 된 사람'일 수 없는 '사람'이다.
그들은 언젠가 닥칠 '천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나친가?
과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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