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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창작

낡은 오존층을 뚫고 기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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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오존층을 뚫고 기립하였다

 

 

낡은 나 -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낡은 나를 사는 나 -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아침부터 사전을 찾아야 했으나

습관이 손의 움직임을 가로막았다

명언을 일부러 찾아 나설 일이 아니었다

속담은 미리 낡아서 주저앉아 있었고

주전부리처럼 들고 나던 관용어구들은 동산에 나앉아 

격의 의미를 곱씹고 있었다

낱말이며 문장들이 이미 폐기처분이 된 상태는 우선 내가 아닌 너라면서

손가락질하고 있었고

문단에 엮어질 소주제 나부랭이들 역시 자기들이 이긴 싸움이라면서

나를 외면했다

돌아앉아 성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기도문을 읽고 있는데

뚜렷하지 않은 그림자가 누군가의 형상으로 내 뺨을 치면서

자기는 온 세상을 향해 외치겠노라면 목청을 높여 외쳤다

이미 스러진 것을 회복한다는 것은

첨단이라는 것마저 회복 불능을 진단할 뿐이오

숨을 쉰다는 것이 얼마나 가소로운 것인가를

당신이 숨 쉬는 낡은 오존층을 보면 확실하오

나는 꾸역꾸역 두 손에 힘 모아

머리 위에 내려앉아 있는 겹겹의 층을 뚫고

기립하였다

아직은 문장으로 살고 싶었다. 

 

 


나의 문장은 물음표 속에서 낡아버렸다. -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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