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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새벽 두 시가 다 되어 잠에 들었는데
아침 눈을 떠 보니 새벽 다섯 시를 조금 넘어선 시각.
폰을 켜서 밤새 들어온 소식을 잠깐 읽고
좀 더 잘까, 일어날까 왔다 갔다 하는 생각을 삼십 여 분을 하다가
벌떡 일어섰다.
어제 아침 기분을 다시 맛보고자 재빨리 출근 준비를 했다.
밤에 머리를 감기 때문에 내 아침 출근 준비는 이십 여 분이면 충분하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은 요즘 더 짧은 시간으로 가능하다.
치카치카를 하고
음양수 한 컵을 마시고
물세수를 하고
스킨, 로션, 크림에 비비크림을 바르고
눈썹 손질을 조금 하고
입술에 윤기를 조금 나게 했더니
이십 여 분!
6시 40분쯤 집을 나섰다.
패션은 내 젊은 시절 입던 그 패턴 그대로.
체구가 평생 그대로여서
- 아하, 무려 7,8킬로그램쯤 찔 때가 있었지.
아가씨적 옷도 그대로 입을 수도 있다.
오늘 패션은 스키니 엷은 하늘색 진에
팔부쯤 되는 가벼운 니트 스웨터를 입고
푸른색 몇 색조 배색의 머플러를 두르고~
아, 아파트 현관을 나서는 순간,
바깥공기를 맛보는 순간,
아하, 이 멋진 기분이라니.
맑고 깨끗한 공기.
내 온몸과 정신과 영혼이 세수되는 듯싶은.
춥지 않은 날이면,
즉 봄, 여름, 가을은 매일 아침
일곱 시 이전에 집을 나서
열심히 구불구불 길을 걸어서 출근하기.
오늘 밤 자정 무렵
나는 분명
'오늘 하루는 참 행복했노라.'라는 류의
일기를 쓸 수 있으리라.
오늘을 사는 이들이여,
모두 각각 행복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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