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식물의 호강!
설상가상이고 엎친 데 덮친 격. 장마, 떡 하니 와 있는데 올봄 들인 아프리카 식물 넷에게 물을 줄 때이다. 이를 어쩐담. 이곳저곳 파헤쳐가면서 정보를 검색해 보니 아프리카 식물은 장마철 물주기를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란다. 이런, 어쩐담!
버텨볼까 하는데 '단애의 여왕'이 문제였다. 잎이 고개를 푹 숙인 것! 물이 필요하다는 것. 일기예보를 보니 7월 중순까지 장마다. 이를 어쩐담. 한데 이놈의 장마가 오락가락이다. 장마이니 당연한 것일 텐데 내 앞에 놓인 숙제가 숙제이고 보니 이것 참. 커다란 문제이다. 얼마나 긴 심사숙고 끝에 구매한 녀석들인데.
지난 주 일요일, 날로 고개 숙여가는 '단애의 여왕', 잎의 기울기가 물을 절박하게 바라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 결국 일을 저질렀다. 다섯 모두에게 물을 듬뿍 줬다.
'이를 어쩐담, 전문가들의 말대로 잎이 녹고 뿌리가 녹아버리면 어쩐담.'
내 깊은 고민이 안쓰러웠는지 하늘은 그날밤 비를 멈췄고 한밤중, 내 잠들 때가지 베란다 창문을 열어 바람을 쐬었다가, 자는 동안 내린 처방은 밤새 선풍기 바람 세례를 받게 한 것.
낡은 외양의 선풍기였지만 바람은 여전했다. 이튿날도 종일 선풍기 바람 세례를 했더니 다행히 쌩쌩하다. 심지어 아름다이 굴곡을 뽐내던 몸매 가느다란 잎이 검게 시들던 녀석 '스피랄리스'는 새 잎도 내놓는다.
올 장마에 가장 호강하고 있는 녀석들. 아프리카 식물 다섯! 너희들 팔자가 상팔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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