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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읽자.
일터 도서관에서 책 열 권을 빌렸다. 새해 정월 한 달 동안 모두 읽을 것이다. 꼭! 어제 한 권의 책을 읽은 것을 시작으로 자, 어쨌든 책을 읽자. 그래도 내 가장 흥했던 시절은 책과 함께한 시간이었다. 책이 있어 내 몰골이 숨을 쉬고 책이 있어 내 영혼이 평온을 되찾고 책이 있어 내 알량한 자존심이 정돈에 가까운 호흡을 할 수 있었다.
다시 아날로그로 돌아가기로 했다. 책 읽기가 시작이다. 책을 놓지 않던 시절에는 그나마 꿈이 있었다. 꿈을 살찌우기 위해서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다. 내 꿈에 가까이 가고자 발버둥을 쳤던 시간도 그때였다. 언젠가 내 꿈이 이루어지리라는 허망함을 이겨낼 수 있었던 시간도 책과 함께했던 시간이다.
디지털시대, 아무리 첨단을 산다고 하더라도 책 속 내용이 나를 붙잡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자. 책 속 주인공의 희망으로 내가 살고 책 속 엑스트라의 절망으로 내가 발 디딜 공간이 마련될 수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자. 그래도 책이 있어 조금이나마 나를 드러낼 수 있음에 행복해하자.
우수에 젖은, 보름으로 가는 달을 바라보면서 애기 동지가 지난 며칠 후 자정 넘어 밤기운에 젖어 집에 돌아오는 길, 내가 다짐한 것이다. 어서, 우선, 그래도 책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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