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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꿈을 빌어와서
우주의 꿈을 읽고 갑니다.
자정이 다 되어 끝난 회식에
평소 마시던 양을 초과한 주량인가 했으니
그러고도 덧붙이기를 가을 낙엽 쌓듯 했으니
밤이 이울고
어스름 돋아나지 못한 달이 울고
고백하지 못한 바닷바람이 기울더니
마침내
오늘 아침 출근길이 휘어졌습니다
아름다운 시를 쓰시는 낯 모르는 마음의 절친 님을 향해
가끔, 아주 가끔 질투의 화살을 날리고 싶다는
아침 고백을 덥석 배앝아냈더니
잠잠하던 혀 끝
말세세포로 이름하고 싶다는 모세혈관이 눈을 감고
되도록 잠잠하고자 애쓰던 식도를 흐르는 날숨과 들숨이
피를 토하고 싶다며 주인을 성토했습니다
나는 결국 님의 시를 읽는 것이 허물어진 마음 한쪽 다스리는 방법임을 고백하고
장마일지언정 얼마든지 불가능한 아름다운 여름 하루를 만드시라는
간절한 기구의 기도문을 작성하여 제출했습니다.
우주의 꿈을 끌어와서 사는 나의 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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