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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 여름
장미는 핏물을 담은 딱지가 되어 내 혀에 엉겨 붙고
장마는 내 볼에 하염없는 설움으로 흘러내리고
뼈는 마침내 건강한 성장을 멈췄다
혈액은 순환의 회로를 흐르질 못한 채 엉겨 붙어 진흙밭이 되고
지루한 시간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양팔저울은 늘 한쪽으로 기울었다
무엇인가 함께하고픈 사람
함께 가고픈 사랑은
절뚝거리면서 강을 건너지 못하고
절름발이가 된 여름이 장마가 채 끝나기도 전에 곪고 있었다
내 목에 걸린 검은 머플러는 엉겨 붙은 가시에 얽혀 바스러져가고
바닥으로 내려앉은 실재하지 못한 실체의 그림자가
규칙 없는 운율을 업은 채 개헤엄을 치고 있었다
살아가고 있는 것조차 잊어버리는
사람들 사이, 잡초들이 만들어내는 검은 그을음 사이
다 자란 해충인데도 아직 돌밭으로 스며들 수 없어 호흡은 늘 그 자리를 맴돌고
새로운 잡초의 씨앗마저
들어설 수 있는 자리
마련할 수 없어
군내를 체화한
혀는 씁쓸함과 달콤함을 구별할 수 없어
숨을 죽이고 있었다
정해진 회식일이었다. 어렵사리 이곳 블로그 글쓰기 시간을 퇴근 시각이 다 되어 마련하였다. 몇 줄 생각나는 대로 썼다. 시 형식이라 치자. 젊은 사람들의 회식은 자정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그 틈에 함께해야 했던 나는 가까스로 그들의 무대를 물러나와 자진 귀가했으나 자정을 넘고 말았다.
어느 세월에 이 긴 머리를 말리고 잔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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