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일의 노래 '그늘'을 광고한다.
내 출근길은 항상 유튜브와 함께 한다. 고마운 '구글'(디테일한 사용 방법을 몰라 아직 친근도는 높지 않지만. 운영 주체로 들어서려 하니 그렇더라는 것이다.). 주 메뉴는 경제 유튜브를 내세우는 '삼프로'의 강의 내용 듣기이다. '경제'보다 '인문학 강의' 쪽이다. 자회사 격인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의 강의와 세계 각 나라의 상황에 대한 강의 등이다.
오늘은 청강 분야가 달랐다. '삼프로'에서 토요일 아침이면 고정 프로로 운영되고 있는 '김프로의 주식 상담소'였다. 방송일은 조금 지난 것 같다. 어젯밤 오랜만에 '주말 정리'의 관점으로 여러 대중음악들을 듣다가 록가수 '정홍일'에 대한 최근 활동 상황을 알게 되었다. 그는 JTBC '싱어게인 2'에서 만났다. TV 시청을 거의 하지 않아 MBC의 '복면가왕'도 몇 번 본 것에 그친 것 같다. 그곳에서 벌써 네 번의 가왕 자리를 획득했단다. 어제 일요일, 가왕 자리를 지켜 무려 5승째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었다. 유튜브에 '정홍일 복면가왕'을 입력하여 자정(일요일 밤)이 다 되도록 열심히 들었다. 최근 들어 'jtbc 오디션'의 결과로 가까이하게 된 여러 가수들과 팀들 중 매우 강하게 내 안에 들어와 있는 가수 중 한 사람이 정홍일이다.
나는 록 마니아이다. 내가 체감하는 록음악에 대한 존경의 정도를 그대로 드러내기에는 '록'으로는 너무 약해서 '롹'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사용할 정도로 '롹음악'의 강한 호소를 나는 사랑한다. 사랑한다. 정홍일은 '내가 좋아하는 롹가수 리스트 10위 권 안에 들어와 있을 것이다.
나는 한때 어느 롹 가수의 홈피에 수시 관련 기사를 찾아 올릴 만큼 덕후 생활을 한 적도 있다. '세월 유수'에 발맞춰 가는 그 가수의 목소리에 '세월 한탄'을 읊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때로 원망도 하면서 하 세월 하고 있는데~ 아, '정홍일'이 등장했다. 그를 이제야 알게 된 것이나 '오디션'프로그램을 했기에 알게 된 것은 내 '록음악'에 대한 열정이 많이 식어있는 셈일 수도 있어 반성한다. 록음악은 나를 살게 하는 목록 10위 안에 있는 것이 확실한데 말이다.
어제 아침 출근길, 첫 운동화 걸음을 시작하기 전 대형 거울 앞에 서면 매일 하는 식을 걸렀다. 차림새 점검을 하지 않았다. 어제(일요일) 히스 레저를 그리면서 음악을 듣던 중 가수 정홍일이 삼프로에 출연했다는 소식을 유튜브에서 접했다. 토요 아침 프로그램 '김프로의 주식 상담소'이다. 사실 어제(일요일) 이곳 유튜브를 이미 듣기 시작하였다. 긴 시간 진행되는 내용이라서 화초에 물을 주는 시간과 겹쳤고 정홍일의 음악을 듣는 데까지는 마저 가지 못했다. 사람 사는 일이 제아무리 좋은 일일지라도 '건망증'이 오면 잊고 넘어가기 마련. '경제(매일 아침 잠깐이라도 듣는 '삼프로의 아침 라이브'를 말한다.)'고 뭐고 오늘 아침에는 우선 '삼프로'에서 정홍일이 어떻게, 무슨 노래를 불렀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이 결심은 어제 해당 유튜브에서 읽은 댓글 때문이었다.
'정홍일 님의 노래를 듣다가 눈물이~'
속도 '2'로 움직였다. 세상에나 세상에나, 나오려니 들리려니 해서 속도 2배로 한참 들어도 정홍일의 노래는 나오지 않았다. 출근길의 막바지에 닿을 때쯤에야 들을 수 있었다. 프로그램 끝 부분에야 정홍일은 노래를 불렀다.
신곡 '그늘'이라고 했다.
가난한 마음 끝에 지쳐갈 때면
아담한 어깨를 빌려줘
고단한 하루 끝에 쓰러질 때면
소리 없이 잠시만 안아줘
사는 게 온통 내 뜻대로 되지 않아
다 포기하게 될까 두려워
내일은 조금 나을 거라 믿어봐도
.
.
.
록 발라드였다.
말해 뭣하랴. 내 가슴에 텅 하고 부딪혀오는 그 무엇.
실내에서, 그것도 앉아서 '록음악'을 노래 부르게 하다니. 정홍일을 좋아해서 정홍일을 초대하는 데에 온 정성을 들였다는 김프로 김동환 선생님이 미웠다. 그를 앉아서 노래 부르게 하다니.
그의 노래는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데. 노래를 부르면 동반되는 그의 '바디 랭귀지'에 담긴 '비언어적 요소'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데 싶어 참 안타까웠다. 물론 앉아서 부를지언정 그의 온 몸과 마음에서 분출되는 것은 그냥 노래가 아니었다. 넓이와 깊이를 잴 수 없는 뭉클한 힘이었다. 소소한 삶을 살기에도 바쁜 나머지 제 앞가림에도 벅찬 사람의 가슴을 쳤다. 박차고 나아가 씩씩하게 일상사를 대처해 나가라고. 어리숙한 삶을 살기에도 어설픈 사람의 갸릉거리는 영혼을 어루만져주었다. 그가 노래에 쏟는 정성이 얼마나 고마운지.
그는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세상에 대한 '분노(일종의, 에구머니나, 이런 극단적인 낱말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아야 되는데~)'를 간접적이지만 통렬하게 토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나 스스로 나를 쓰다듬을 수 있게 했다. 내 안의 응어리를 토닥토닥 어루만져주었다. 마침내 도달해야 하는, 가장 아래쪽에 있는, 원초적인 평온 그득한 바닥을 찾아 마음 편히 드러누워서는, '가는 세월'을 만지작거릴 수 있게 해주었다.
편한 자세로 걸으면서 그의 음악을 듣는 것이 미안했다. 고마웠다.
내일은 조금 나을 거라 믿자~
믿자고 다짐했다. 정홍일이 이 아침(월요일)에 내게 주는 선물은 '희망'이었다. 뭉텅하고 어정쩡한, 사탕발림 식의 밝음이 아니라 제법 선명한 '힘'이었다. 정홍일. 그가 고마웠다.
자, 지금부터는 화요일 아침에 쓴다. 에구, 오늘 아침에 써야 할 오늘 아침 일기는 또 오후에나 올릴 수 있을 듯. 자, 이제부터 오늘 아침 일기를 쓰러 간다.
화요일. 6월 21일이다. 우주 생명체들에게 내 힘을 조금씩 나눈다.
아침에 급히 올렸더니 아니나 다를까 글이 엉망진창이다. 수정했다.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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