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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피아노 - 전봉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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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 전 봉 건 시

 

 

오늘, 도서를 주문한 김에 나의 인터넷 서점 '예스 24'에서 이 사진(내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가져왔다. 조성진의 콘서트를 꼭 가리라. 올해!

 

 

 

피아노         

            - 전 봉 건 시

 

피아노에 앉은 

여자의 두 손에서는

끊임없이

열 마리씩

스무 마리씩

신선한 물고기가

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

쏟아진다

나는 바다로 가서

가장 신나게 시퍼런

파도의 칼날 하나를 

집어 들었다.

 

 


 

어린 시절, 도시로 유학을 왔던 때.

 

몇 년 후, 중학생이 되었고.

내게 한 친구가 생겼다.

 

하얀 얼굴에 

동화 '소나기'의 '윤초시네 손녀' 분위기를 담고 있는,

하얀 피부의 소녀.

얼굴을 딱 보면 잘 사는 집 공주님 임을 곧 알아볼 수 있던 차림새와 실루엣.

 

내 성씨와 같아서인지, 나와 키가 비슷해서였는지.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된 것이 아니라 공주님이 나를 받아주었겠지. 우하하하하. 

 

어느 날 그 공주님이 나를 자기 집으로 초대했는데~

와, 무지 부러웠다. 

공주님의 아버지는 의사셨다.

어머니는 아마 그냥 가정주부셨던 것 같은데~ 기억이 희미하고

 

어쨌든 공주님의 집에는 '피아노'가 있었다네. 

P.I.A.N.O.

 

 

이 시를 처음 읽던 날,

나는 공주님을 떠올렸는데~

지금은 어찌 사시는지. 

 

우하하하, 

나는 한때, 당연히 피아노를 가까이할 수 있는, 당연히 해야 하는 때가 있었는데.

내 손은 시골스러워서(?) 피아노 건반 위에서 단 한 마리의 물고기도 제대로 가지고 놀지 못했고.

신선한 물고기는 커녕 눈 멀겋게 흐린, 죽어가는 물고기도 붙들어 매질 못했으며

튀는 빛은 커녕, 꼬리를 물 손톱도 제대로 가꿀 능력이 없어 날을 세우질 못했다. 

 

하여 내 곁에는 푸르뎅뎅한 바닷가 씩씩한 파도 위, 날 선 칼날을 집어 들 용기 있는 사내가 있었던가, 없었는가. 

푸후 후 후후 후......

 

어쨌든 나는 독보력이 부족하야 악기 연주를 잘하질 못한다. 

악기 연주를 제 맘대로 해대는 사람들이 내겐 '신'이다. 

 

조물주는 내게 어떤 능력을 주셨을까.

 

 

 

 

 

 

 


 

욕심만 커서 두 대의 피아노를 그리고 

두 가지 색깔의 피아노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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