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 케네스>
킬링 케네스
The Killing of Kenneth Chamberlain, 2020
드라마, 스릴러 미국 81분. 12세 관람가
데이비드 미델 감독
프랭키 페이슨 주연
'Don't do that!'
나, 킬링 케네스요.
고유명사입니다요.
'only one이라고요.
오, 제발, 나, 숭고한 한 개체요.
신의 섭리, 아니 적어도어떤 힘이 있어 탄생한 생명체란 말이오.
그리고 성인이오.
성인이 아닌들 또 어찌하리오.
어떻게 하다 보니, 아, 어쩌다 보니 나, 비상벨을 누르게 된 것뿐이오.
나, 정신 질환을 지니고 있다 해도 여태껏 약물 치료를 받으면서 잘 지내고 있다오.
정신질환자면 아무렇게나 대해도 되는 것이오?
나, 답하지 않았소.
일의 앞뒤를 소상하게 답하지 않았소?
그리고 나를 관리하는 곳에서 그랬다고 하지 않소.
나의 실수였으며 아무렇지도 않으니 그만 관심들을 끄라고들 하지 않소?
나를 감독하는 곳에서도 이를 인정한다고 하지 않소?
내 손녀가 말하지 않소.
관두라고요.
괜찮다고요.
한데 왜들 그러시오.
그만들 하고 가시오.
가서, 진정 당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시오.
나를 붙잡고들 있지 마시오.
이제 그만하시오.
나를 내버려 두시오.
요즈음 아이들도 가만 안 있습니다.
각자 자기 인생을, 자기 알아서 살겠으니 상관인들 하지 말라고들 하더이다.
그런 세상인데, 어쩌자고 이리, 나를 가만두지를 않는 것이오.
오, 제발 그만들 두시오.
킬링 케네스가 외친다. 'Don't do that!'
쉼 없이 외친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의료 기기를 잘못 누른 것뿐이오. 나는 당신들이 필요하지 않소. 나는 공권력이 필요하지 않소. 나 혼자요? 걱정들일랑 마시오. 나, 혼자서도 잘해요. 어서 잠을 자고 싶을 뿐이오.
경찰들이 외친다. 문을 여시오. 우리는 당신이 거주하는 곳에 들어가야겠소. 당신이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겠소.
당신들은 영장도 없소. 나는 당신들에게 문을 열어야 하는 죄를 짓지 않았소. 그만두시오. 내 집 문을 열려고 하지 마시오. 부디 돌아가 주시오. 그만두시오.
기어코 열어야겠소. 기어코 당신의 거주 상황을 확인해야겠소. 왜 문을 열지 않는 것이오, 왜. 우리는 경찰이오. 마땅히 당신의 상태를 확인해야 하오. 그렇게 해야 할 권력을 이고 지고 당신에게 온 것이오. 어서 문을 여시오.
'Don't do that!'
'Don't do that!'
'Don't do that!'
'Don't do that!'
'Don't do that!'
내버려 두시오.
오, 제발 나를 좀
내버려 두시오.
나,
당신의 손길 없이
얼마든지 내 생을
살아낼 것이거늘,
오, 부디.
알량한 당신들의 힘을
내게 퍼붓는 기쁨일랑, 거둬두시오.
내 생을 당신들이 제단 하려 들지 마시오.
영화는 실화라고 한다. 영화 끝에 실제 주인공의 목소리가 있고 아들의 증언도 있다.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 어쩌다가 실수로 비상벨을 누른 것이 화근이 되었다. 공권력을 실행하는 경찰은 '기어코', '너 죽고 나 살자'는 각오로 주인공을 옥죈다.
결국 경찰이 쏜 탄알에 맞아 주인공이 사망한다. 중요한 것은 누구 한 사람 잘못했음을 실토하지 않았단다. 누구 한 사람, 사람을 죽인 일로 구속되는 일이 없었다. 권력이 한 개인을 몰살한 것이다. 인간 사회는 늘 그래왔고, 점점 더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구체적으로 행한다. 죽은 이들은 단지 시대를 잘못 타고났고 순간 따르는 화가 휘발되지 못한 채 한 사람에게 머물렀을 뿐이라고들 사람들을 읊는다. 그리고 금방 잊힌다. 사는 것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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