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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팬텀싱어4 - 1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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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복 시즌의 날'이 다시 시작되었다. 얼마나 기다렸던 날인가. <팬텀싱어4>가 시작되었다. 무지 행복하다.

 

홈에서 가져옴

 

 

창극 배우 김수인의 쑥대머리. 내 애시청곡이다. 스크린숏으로 가져옴

 

 

당분간 나에게는 기다림의 나날과 기쁨 충만의 날들이 예정되어 있다.

 

 

 

팬텀싱어4 - 록을 록스럽게, 마음껏 부른 세무사 직장인 김광진. 스크린숏으로 가져옴

 

 

 

감사하다.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아, 오랜만에 나의 어수선하고 소란스러운 내장들과 마음둥이들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다. 목말랐다. 딱 한 회를 오픈한 것뿐인데 벌써 내 온 몸과 마음을 쇄신한 것 같다. 찬란한 기쁨이다. 

 

 

콘트랄토 오스틴 킴의 발성 범위는 신의 영역이었다. 저음은 숨을 멈추게 했다. - 스크린숏으로 가져옴

 

 

오늘 1회 차를 보고 1, 2, 3 시즌의 1회 차를 본 그날들을 떠올려본다. 이럴 수가 있을까. 매 시즌마다 이런다. 늘 새롭고, 늘 대단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나를 아름다운 음악의 향연에 초대한다.

 

'출연자들은 늘 나를 보고 노래를 부른다'라고 나는 늘 생각한다. 생각을 하면 그런 것이다.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것이다. 마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한 컷을 떠올려보자. 오페라 극장에서 'J. Offenbach(1819-1880) : Opera < Les Contes D`Hoffmann>- Act.II - Barcarolle 오펜바흐 :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 2막 뱃노래'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일반석에 앉은 남자 주인공 '귀도 오레피체'가 로마에 닿으면서부터 시작된 숭고한 인연의 여자 '도라 오레피체'의 저 위, 귀빈석을 향해 마법의 손가락 움직이기를 시전한다.

'사랑하는 나의 여인이여, 눈을 돌려 나를 보라.'

 

나도 공연장을 가거나 미술 전시회를 가면 따라한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이들을 향해 같은 동작을 반복하곤 한다. 내가 읽고 있는 미술작품 속 중심 생명체나 사물이나 풍경이나 추상의 한 점을 향해 나의 소원을 담아 '귀도 오레피체'의 행위를 흉내내어 시전한다. 물론 마음으로, 정신으로. 그럼 가수들은, 그림 속 주제들은, 내 눈을 보면서 노래를 부르고 내 마음을 향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팬텀싱어' 속 가수들을 향해서도 그렇다. 그리하면 그들은 늘 나로 하여금 새로운 음악과 가수들의 탄생을 기대하게 하고 늘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서 안타까운 분들에게, 내게 당신들의 앞날을 소원하는 기구의 염을 담아 두 손을 모으게 한다.

 

 

 

카운터테너 1세대 이동규님. 부디 끝까지 함께하셔서 연륜의 힘으로 팬텀싱어4를 빛내 주시기를

 

 

팬텀싱어 시즌을 다시 시작할 때마다 나는 늘 무한대의 감정 범위를 펼쳐놓고 다음 시간을 기다린다. 행복하다. 다시 행복할 수 있어 새삼 사는 맛을 느낀다. 이런 맛에 산다. 

 

 

사연이 있는 노래를 불렀다. 눈이 참 슬펐다. 아름다운 곡이었다. 베이스 임현준 - 스크린숏으로 가져옴

 

 

오늘도 그랬다. 다양한 쟝르의 음악들과 자기 개성을 건강하게 담은 노래로 가수들은 나의 귀를 황홀하게 했다. 아름다운 목소리들이 나의 뇌를 맑게 정화시켰으며 건강한 꿈들이 내게도 살고 싶은 힘은 새롭게 가지게 했다. 팬텀싱어는 사람을 달뜨게 한다. 마음의 눈이 부셔 어릿어릿하게 한다. 

 

 

건배! 바리톤 노현우. 듬직했다. 젊음을 마음껏 자랑했다. - 스크린숏으로 가져옴

 

 

나의 애창곡, 애시청곡인 '쑥대머리'를 들을 수 있어 행복했다. 생이 고달프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마다 나는 '쑥대머리'를 듣곤 한다. '쑥대머리'의 전형을 듣기 좋아하지만 어제 창극 배우 김수인이 부르는 퓨전 식의 '쑥대머리'도 괜찮았다. 지난 시즌에서 국악인 고영열이 내게 준 기쁨을 이번 시즌에서는 김수인이 안겨 주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매 단계 다양한 음악을 들려줘서 심사위원들과 팬텀싱어 마니아들에게 굳은 믿음을 주기 바란다. 

 

제 1세대 카운터테너로 낯익은 이동규 선생님의, 남성과 여성 양 성을 오가는 소리는 그가 꿈꾸는 새로운 미래를 함께 살고싶게 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품을 갖춘 음악인이다. 연륜으로 다져진 고혹의 소리를 젊은 야성의 소리에 우아하게 섞어내기 바란다. 그의 소원인 새로운 음악 출발로 다시 살고싶다는 꿈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 되도록 많은 그의 소리를 듣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기 바란다.

 

그와 경쟁 관계일 수 있는 '콘트랄토', '오스틴 킴'의 한없이 고아한, 저 고요의 틈을 서서히 저미는 저음을 듣고서 나는 그만 온 세상을 향해 고요를 주문했다. 내 마음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콘트랄토란 테너와 메조소프라노 사이에 위치하는 여성의 가장 낮은 음역을 말한다. 콘트랄토는 여성 가수의 한 위치라고 알고 있다. 가운데 도 바로 아래의 파(F3)와 두 옥타브 위의 솔(G5) 사이가 일반적인 콘트랄토 가수의 음역이다. 합창에서 알토 파트 음역이 대개 솔(G3)부터 미(E5)까지이다.

 

사실 콘트랄토를 노래하는 남자 가수를 본 적이 없다. 어제 오스틴 킴이 자칭 콘트랄토라고 했을 때 참 신기했다. 남자 가수에게도 콘트랄토라고 할 수 있나 보다. 옳다는 생각을 어제 그의 노래를 듣고 느꼈다. 나는 오스틴 킴의 극 저음을 들으면서 ‘완성’에 가깝다는 생각을 감히 하고 말았다. 아, 여성의 소리를 내는 남자 가수의 소리가 완성되면 그 어떤 음악보다 고아하구나. 듣는 사람을 최고의 황홀감에 빠지게 하는구나. 하여 나는 콘트랄토 남자 가수는 극한 직업이라는 생각을 했다. 세계적으로 콘트랄토 남자 가수가 몇이나 될까. 오스틴 킴은 내게, 시청자, 듣는 이에게 자기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주는구나. 그리하여 나는 더할 수 없이 행복했다.

 

 

귀여운 어린 왕자 같았다. 뮤지컬 배우 홍준기. 스크린숏으로 가져옴

 

내가 좋아하는 메탈 록을 선사한 세무 직장인 김광진. 우리들이 이미 알고 있는 '마법의 성'을 노래한 김광진과는 얼굴의 분위기는 제법 닮았지만 노래는 전혀 닮지 않았다. 그는 심지어 메탈 록을 노래했다. 나는 록 음악을 무지무지 사랑하고 아낀다. 특히 클래식 록을 징그럽게 사랑한다. 김광진. 그의, 인생사, 자기가 원하던 꿈의 마지막 카드라고 치켜든 스토리는 내게 내 아이를 떠올리게 했다. 내 사랑도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데. 오늘 군에서 혹 이 프로그램을 시청했다면, 내사랑도 직장인 세무사 김광진 님을 보면서 묻어둔 꿈을 매만지고싶어 하지 않을까. 물론 내 사랑은 한일전 야구를 시청했을 거다. ㅋ

 

 

무대를 제멋대로 휘두르는 듯한데 멋졌다. 바리톤 이승민 - 스크린숏으로 가져옴

 

아름다운 밤이다. 당분간 이런 금요일의 밤을 마음껏 만날 수 있다니. 이 아름다운 밤을 사랑하는 나에게 조물주는 분명, 나의 살아가는 수준이 높다면서 치하하리라 후후후. 고맙다, JTBC여. 이런 밤이 나에게 있을 수 있다니. 나 또 다시, 살기로 한다. 또 당분간은. 

 

 

아, 손혜수 선생님과 김문정 선생님도 다시 볼 수 있어 좋다. 나는 손혜수 선생님을 사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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