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싱어 4 - 10회 최종 본선을 향한, 최종 탈락자 4인에 들지 않기 위한 본선 마지막 4중창 대결 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참가자들의 직접 추첨으로. 지난번 2중창 첫 번째 대결에서의 1위 팀인 화룡점정의 4인이 왕이 되어 팀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국악인 김수인과 이승민, 임규형과 임성택이 왕이 되었다.
첫 무대는 팀 이름 '가가호호'가 펼쳤다. 국악인 김수인과 베이스 이기현, 뮤지컬 배우 김우성에 카운터테너 이동규의 합이다. LADY GAGA의 〈Bloody Mary〉를 불렀다. 레이디 가가의 노래라면 상당한 힘을 가진 곡일 텐데 카운터테너가 주도하는 화음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했다. 소리꾼과 카운터테너, 뮤지컬 배우와 베이스의 모음 팀. 집집마다 파격적인 보는 맛, 듣는 맛의 즐거움을 시도하겠다는 무대를 꾸미겠다고. 기대되었다. 이동규의 실험적인 무대 도전이. 다만~
손혜수는 블렌딩이 잘 됐고 김수인의 소리가 다양성을 기대하게 했다. 윤종신은 블랜딩이 잘 안 되었다는 아쉬움과 함께 신선함은 좋았다는 평이었다. 즉 이동규만 보이고 남은 멤버의 소리는 각각 그 힘을 못 보여줬다는 것인 듯. 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김문정 프로듀서는 표정으로 봐서 별로인 듯. 글쎄, 오늘 무대와 함께 돌아보니 이동규가 이끄는 팀은 늘 이동규만 보이는 것. 이것이 문제일까, 장점일까. 오늘 무대에서는 이 팀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없어야 하는데. 내 생각에도 이동규를 빼고는 각각 자기 개성을 드러내는 부분이 부족했다는 느낌. 아. 쉽. 다. 수도원을 오염시키는 뱀파이어 느낌이라는 윤종신의 평과 그레고리안 찬트로 도입부와 끝 부분을 장식한 것은 놀러 가기 전 교회에서 회개하는 오빠들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고 말씀하시는 손혜수 님의 평에 하하하. 94점과 93점. 너무 낮다. 왜 이번 시즌에서는 실험적인 무대들이 점수에서 어려움을 당하는 것인지. 그래, 이동규만 드러난다는 것이 늘 이동규가 이끄는 팀은 문제다. 이를 고려했으면.
두 번째 팀은 팀 이름 '포디가드'. 비주얼 최고다. 조진호가 자꾸 퍽 제스처를 취한다. 동의한다 하하하 하하하. 바리톤 이승민과 테너 진원, 뮤지컬 배우 이해준, 미소 테너 정승원. 눈과 귀를 모두 사로잡은 최강 비주얼 팀. 길쭉길쭉하다. 전권을 가진 이승민. 정공법을 택하고 싶어서 꾸린 멤버. 지금 힘들지만 우리 사랑은 그대로야. 사랑은 쉽지 않게 변하지 않아.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곳. 그런 내용의 2023년 곡. 최초의 커버 곡이란다. 루카치 그레이엄의 'NEVER CHANGE'.
도입부는 그다지 내 가슴을 깊게 울리지 못했다. 평범. 코스프레일까. 어쨌든 미소 테너 정승원은 늘 발전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해준은 영 아니다.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다. 힘도 없고. 해낼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지닌 듯싶은데 무대마다 아쉽다. 내 귀에 문제가 있는가? 왜 그럴까.
진원과 이승민은 무게를 지녔다. 특히 진원의 목소리는 장중을 끌어당기는 진중함이 있다. 이승민 특유의 맑은 소리. 참 좋다. 그러나, 글쎄, 블랜딩은 다소 미흡하다는 생각. 무엇보다도 분위기가 썩 내 맘에 들지 않는데. 김문정 프로듀서는 흐뭇해한다는. 임팩트도 없는데. 조금 실망스러운데. 갈라지고 찢어진다는 느낌인데. 내 생각만 그런가. 96, 94의 최고점과 최저점. 나는 앞 무대, '가가호호'가 훨씬 나은데 말이다.
세 번째 팀은 팀명 '펭귄이 어흥 했규'. 팝과 샹송, 가요, 가곡까지 가능한 만능이라는 임규형이 꾸린 팀. 바리톤 박준범, 펭귄 테너 김성현, 만능 보컬 조진호, 팝 보컬 임규형. 팝 보컬 둘과 성악가 둘. 고만고만한 몸체의 귀여운 팀. 따뜻한 소리의 박준범, 테너 김성현은 따뜻한 소리의 테너로 잘 어울릴 것이라고. 진호는 유연함과 또 다른 시너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란다. 무엇보다 나는 조진호에 기대했다. 그의 팀 지휘력에 말이다.
팝과 클래식의 갈린 성부이지만 따뜻한 결을 보여주고 싶다는 팀. 감성적인 노래를 부르겠다는. 아이유의 '겨울잠'이란다. 왜 아이유일까. 팀 구성으로는 아이유의 노래는 별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임규형에게 모든 것이 떠난 후 1년을 보냈던 기억을 이 노래로 부르겠다는데. 김성현이 밝은 모습으로 노래를 네 갈래로 나눈다. 봄을 조진호가, 여름을 김성현이, 가을은 바리톤 조진범이, 겨울은 임규형이 해석해서 부르자고. 김성현의 음악 분석으로 그에 따라 노래를 하겠다는. 조진호가 힘이 없는 것이 좀 아쉽다. 부디 잘하길 했는데.
현재 자리보전이 불안해 보이는 조진호에게 집중했다. 그가 쌓는 화음은 누구에게나 참 곱게 놓인다. 손혜수의 표정이 좋지 않다며 무섭다고 하는 김성현은 참 예쁘다. 손혜수 님. 강하게 가야 하는 것보다 여리게 내는 소리가 어렵단다. 이모션, 감정적인 표현으로 그것을 승화시켜야 하는데 그것을 제대로 하질 못했다고. 진호 씨와 규형 씨가 너무 조심스러웠다고. 팝이 뿜어주고 성악가들이 감싸줘야 하는데 그리하질 못해 못내 서운하다고. 박강현은 네 분이 참 블렌딩을 참 잘해줬다고 생각된다는 엇갈린 평이었다. 리스크를 감내해 가면서 곡의 감정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어려운 내용을 한 감정, 네 사람이 하나 된, 참 좋은 무대였다는 박강현의 평. 손혜수와 박강현의 평이 너무 엇갈렸다. 손혜수의 평을 내 해석으로 들어보면 그래, 조진화와 임규형의 소리가 모두 여리고 부드러워 노랫말 전달이 잘 되지 않았다. 이런 평을 들을 만했다. 그러나 참 내. 95의 최고점과 92의 최저점이었다. 현재 공동 2위.
마지막 네 번째 팀은 '태양의 남자들'이라는 팀명. 태양의 목소리라는 손혜수 님의 칭찬을 받은 금빛 목소리의 낭만 테너 서영택이 꾸린 팀이다. MZ세대 바리톤 노현우, 팬텀싱어의 목소리 뮤지컬 배우 김지훈, 카운터테너이면서도 특별한 성부의 콘트랄토 오스틴 킴. 참가자들에게서 가장 기대되는 팀으로 뽑힌 팀. 서영택 덕분에 크게 기대가 되는 팀이다. 서영택은 몸과 소리가 일체다. 당연한 것? 그는 표정으로도 노래한다. 그를 보고 그의 노래를 들으면 살고 싶어진다. 즐겁게 말이다. 지나친가? 벌써 노래를 뽑아온 서영택. 만나자마자 곡을 내놓고 상의한다. 아름답고 섬세한 곡. 김지훈의 곡은? 루이스 미겔의 노래 〈O Tú, O Ninguna〉.
심금을 울리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 크로스 오버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서영택의 화음은 어떤 모습이며 어떤 냄새로 나를 감싸줄까. 이번 무대에서도 뮤지컬 배우 김지훈의 힘이 참 대단하다. 그가 참 멋있다. 첫 무대와 두 번째 무대까지 그는 퇴출 위기였다. 무대가 더해지면서 동안 보여줬던 불안감을 송두리째 없앤 그. 그의 성공이다. 성공적인 무대가 기대되었다.
사랑하는 그대 없는 삶을 어찌 살아요. 나를 감싸주는 그대 덕분에 내가 산다는 내용. 벌스가 참 안정되면서도 힘도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콘트랄토 오스틴 킴의 제대로 된 모습이 보인다. 다만 오스틴 킴의 소리가 좀 더 굵었으면 좋겠다. 늘 아쉽다. 부를 수 있는 성부의 범위가 넓은 것에다가 힘이 있는 무게가 소리에 더해진다면 얼마 좋을까를 늘 생각하게 한다. 이윽고 서영택이 등장한다. 그의 목소리는 우주 상공에 떠서 공중을 통통 튕긴다. 아주 부드럽게, 매우 경쾌하게, 그리고 세상 모든 이들에게 소통의 다리를 놓기 위해 곳곳을 뛰는 방울방울. 김지훈은 참 안정되게 노래의 근본을 바쳐준다. 가장 안정된 화음이 느껴진다. 노래 계속 네 사람의 소리가 소중하게, 층층이 쌓여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 틈이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콘트랄토 오스틴 킴이 무기. 오스틴의 넓은 성부는 바리톤 노현우의 힘을 덜어 줬다. 덕분에 테너도 마음껏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영택 씨는 비클래식에서 훨씬 더 힘을 발휘하는 가수이다. 김지훈은 참 좋은 목소리이다. f에서 g로 전조 될 때의 김지훈이 참 좋았다. 노현우는 전체 빌드업 구성을 참 잘했다. 팀명 태양의 남자들과 참 잘 어울리는 노래였다. 현우 씨가 마음을 내려놓는 무대이다. 지훈 씨의 매력, 숨겨둔 실력이 계속 보인다.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는 전조에서 음정과 음색이 참 제대로였다. 서영택은 참 매력적인 독특한 존재감을 지닌 소리이다. 밸런스며 곡이 참 좋았다."
김정원, 프로듀서들의 평이었다.
손혜수는 남은 세 명의 아름다운 강의 물줄기에 햇볕을 내리쬐는 행복한, 일주일 반복 재생이 가능할 듯하다는. 서영택이 자기 목소리로 천하를 편하게 내려다보면서 내리퍼부어주는 따뜻한 화음이 참 좋았다는 호평. 나도 그렇다. 오늘 회차에서는 독보적이었다. 왜 이번 시즌에서는 매회 크게 와닿는 곡이 없을까에 매달려있던 내게 오늘 이 곡이 참 편하게 내 기분을 달래줬다. 최고점과 최저점이 98과 96점으로 1위로 기대되는 팀. 잘했다, 잘했어. 마땅히, 당연히 1위일 것이다. 이들은 모두 전원 통과이다.
최종 순위를 보자.
1위 결승 라운드 직행 가능한 태양의 남자들.
2위 포디가드
3위 가가호호
4위 펭귄이 어흥 했규.
에고. 누가 떨어지나.
결승 진출자는 서영택, 노현우, 김지훈, 오스틴 킴, 김수인, 이승민, 김성현(탈락자 발표를 할 때마다 늘 우는 김성현. 쓰담쓰담. 참 착하다), 이동규(미안해마시오. 다만 팀 멤버 각각을 살려주는 무대를 구성해 주기를.), 진원, 정승원, 임규형(만능이라는데 글쎄다. 결승에서는 분발하기를.), 조진호(부디 잘하길).
탈락자는 누구인가. 어휴. 괴롭다. 김우성, 이기현, 조진범과 김해준이었다. 모두 더 멋진 음악인으로 살아나기를! 어쨌든 내게 이번 시즌 탈락자 중 가장 아쉬운 사람은 림팍과 김광진. 림팍은 아마 승승장구하리라. 한편 그는 정통 성악, 솔로로 뛰는 무대가 훨씬 기대된다는 생각도 든다. 김광진은 세무사이니 자기 직업에 충실하면서 이번 무대에서 알게 된 여러 음악인의 무대에 게스트로 늘 설 수 있기를. 내가 좋아하는 록 가수의 무대에 서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아, 이제 결승이다. 벌써 결승이다. 벌써 허해진다. 곧 끝나겠구나. 남은 결승에서 세 팀 모두 잘 해내기를. 꼭 내 가슴을 소용돌이치게 하는 좋은 무대를 만들어내기를. 오늘 태그는 탈락자들을 올린다. 부디 성공한 생을 살아내기를!
경연을 시청하면서 쓰다가 경연 후 쓰다가. 그리고 지금, 다음 날 아침, 오늘, 다시 보면서 쓴다. 문구의 시제가 이상해졌다. 능히 이해해 주시리라. 혹시 이 글을 읽는 이들이여. 아름다운 오월의 주말을 만끽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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