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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창작

횡단보도에 놓고 온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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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에 놓고 온 그늘

 

 

횡단보도에 놓고 온 그늘 1.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제자리 걸음 혹은

제자리 걷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뒷걸음질을 치는 것도 제 복은 아닌 것 같다고

멈칫멈칫 눈동자를

사각형 또는 원을 그리면서 굴리곤 했고

공간을 점검해야 한다고

 

 

횡단보도에 놓고 온 그늘 3.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두둥두둥 두둥

혈이 맨손체조를 하면서 초시계를 손에 들고 있다고

누군가 뒤쫓는 이 있어 혀로 초침을 붙잡아야 한다고

뒤뚱거리면서 길을 내면

세상을 캐묻고 있는 이

사람을 들고 식도를 오르내리고

사람은 커녕 바람도 멈춤한 틈새

잎도 줄기도 호흡도 기대하지 않을 수 있어

다행일 것이라고

가끔 걸음 걷기를 멈추는 자리

횡단보도일 것 같다고

사방으로 있는 자리

거둘 수 없으니

가져가는 수밖에

 

횡단보도에 놓고 온 그늘 2.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하늘 한 번 쳐다보고 한 걸음

바닥을 한 번 내려다보고 한 발자국

혹 그곳에 아직 덜 여문 그늘 드리운다면

여운 같은 것

아득한 소망 같은 것

놓일 수 있는 자리 마련된다면

잰걸음 붙잡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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