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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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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사랑은 피부 아래에서 숨 쉬는 에너지의 은밀함!

 

내가 찍은 사진. 참개구리란다. 

 

책 속 등장인물을 사랑하여 나는 생을 등지는 것이 더 나으리라는 생각을 했지. 그를 만날 수 없다면 차라리.’

이 영화 리뷰를 쓰면서 이 생각을 왜 해? 뭔 뜻? 글쎄. 아마 세 번은 본 듯. 볼 때마다 나는 위 생각을 하곤 했다. 이루어질 수 없으리라는 단정 하에 품은 사랑은 죽음으로 재단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 않을까.

 

사연을 담은 편지를 써 주는 직업, 대필작가(?).(나도 꼭 해보고 싶은데~, 사실 고3 시절에 했었지. 사탕이던가 과자 부스러기 혹은 앞자리 득템을 위해) 주인공 남자 테오도르가 하는 일이다. 그는 결혼한 적이 있다. 혼자다. 직업상 너무 많은 사연을 간접적으로나마 안고 살아야 해서일까. 온갖 감정들에 짓눌린 채 살아가는 그는 그만 아내에게 남자다움을 발휘하는 데에 부실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마 맞지? 세 번을 봤는데도 이미 아련해진 기억들이 또, 슬픈~)

 

디지털 도구를 매체로 하여 맞이하게 되는 이성. 인공지능체 사만다가 그를 유혹한다. 가능할까 싶은데 가능하다. 내 저 첫머리에서 내놓질 않았는가. 그게 그거다. 우리는 때로 드라마나 영화 속 어떤 등장 인물들에게 훅 가서 내 영혼을 송두리째 바치려 들지 않은가. 가수며 영화배우들이며 연극인들이며 화가, 혹은 스포츠 스타 등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깊이의 차이, 넓이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가끔 사랑, ‘죽음보다 더한단계에까지 거침없이 질주하기도 한다. 테오도르도 그렇다. 사만다는 다정하게 마음을 훔치는 은근한 말과 소리로 그에게 접근하여 마침내 그를 지배한다. 이름하여 사랑이 된다.

 

새로운 문명은 이미 현대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든 인간계를 주물럭거린다. 인간이, 인간에 의해, 인간을 위해 저지르고 연구하고 발전시켜 온 것들이지만 그들은 벌써 ‘YOU’‘HIM’이며 ‘HER’‘THEY’로 눌러앉아 있다. 이미 그들은 생명체들로 구성되기 시작했고 생태계는 균류등의 미세 생명체와 동식물이며 인간에게서 한계 지어지지 않는다. 생태계를 다시 그려야 한다. 물론 온몸을 감싸 안은 피부로 인해 전해지는 은밀함을 아직 맛보지 못한 채 그들(인공인들)의 생명줄이 계속된다면 아직 현재의 생태계는 그대로 진행될 것이다. 사랑이야말로 결국엔 피부의 숨결이 빚어내는 은밀함이더라.

 

사랑의 세계까지 점령해 왔다. 동종의 세계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들을 보란 듯이 조종하기도 한다. 어쩌면 사랑계에서 인간들을 야멸차게 내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들을(로봇 등을 포함한 각종 디지털 계의 생명체-?-) ‘생각이 없고 감정이 없고 수준 높은 사고력이 갖추어지지 못하여 결국 자기들을 만든 인간계에 예속된 채 살아갈 것이라 천명하지만. 보라. 영화 ‘HER’. 뭇 사람들의 감정을 펜으로 전달해 주는 생활을 할 정도의 제법 수준 높은 한 남자의 감정을 좌지우지하지 않은가? ‘아니야, 나는 그렇지 않아. 이해되질 않네.’ 라고 외치려 들지들 말라. 인간네들. 거기에서 거기야. 안 그래? 결국 죽음 앞에 선 임시 목숨들. 너무 잔인한가?

 

감상 소감

쓰고 나니 하, 이건 아닌데 싶다. 이렇게 쓰려 한 것은 아닌데 거침없이 과감한 길을 택해 쭉 뻗어 나서고 말았다.

인간은 너무 작았다. ‘HER’ 앞의 한 남자는 너무 조촐하고 초라하고 무기력했다. 아프고 슬펐다. 아마 테오도르가 '호아킨 피닉스'였기에 더 했으리라. 사실 내 안의 호아킨 피닉스는 이 영화 속 테오도르가 전부다. 

 

 

 

 

스파이크 존즈 (Spike Jonze | Adam Spiegel)

출생 19691022, 미국

신체 170cm

데뷔

1991년 영화 '비디오 데이즈' 연출

수상

2014년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2014년 제7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각본상

2014년 제66회 미국 작가 조합상 각본상

2014년 제40회 새턴 어워즈 최우수 각본상

 

영화 릴레이

색,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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