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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기준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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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이라는 것

 

세상 재미없는 말이 규칙이라는 것이 아닐까.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기준이라는 것!

여기에서는 이렇게 하지는마시오

이 문서에서는 이런 낱말이나 문장울 사용하지 마시오

아,

당신의 의견을 반영한 문장을 사용하지 마시오

지극히 객관적인 의미가 담긴 문장만으로 구성하시오

딱 끊어 단정하는 문장을 사용하시오

살짝 의미를 굴린 문장은 절대로 사용하지 마시오

형용사를 사용하지 마시오

부사를 사용하지 마시오

규격에 맞는 문장을 사용하시오

 

어처구니없었다

저놈의 규칙이라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어서 나 몰라라 하는데

소위 mz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이 내 문장을 평가하더라

"이 문장은 당신의 생각이 담겨 있으니 바꾸시오."

"이 문장에는  쓸데없이 부사가 담겨 있군요, 삭제하시오."

"이 문장은 '맡겨진'이 아니라 '맡은'이라는 딱 부러진 내용이 어울리오."

"당신, 이 문장은 내가 이해할 수 없으니 바꾸시오."

 

이렇게 답하고 싶었다.

"내가 키운 새끼인데 당연히 내 뜻이 담겨 있어야 하지 않소?"

"부사, 부사라는 것, 함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오."

"맞소이다. '맡겨진' 것이었오. '맡은' 일이 결코 아니었소."

당신은 느닷없이 등장한 방문객에 불과하오. 나와 내 글을 이해하는, 내 글을 읽는 이가 있으면 그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오? 당신이 이해하지 못한다 한들 무슨 상관이 있으리오.'

 

그러나 나는 그녀의 주문에 재빨리 맞춰서 변형시켰다. 왜? 규칙이 정상인 세상이므로. 내가 나의 일에 상관없이 움직여야 하는 세상이므로.

 

 


일터에서 치르는 일 중 저 위 선에서 내려온 규칙으로 작성해야 하는 문서가 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꼭 그 규칙을 따르라고 한다. 나는 오늘날까지 아니, 어제까지는 내 멋대로 해 왔다. 왜? 내 관할 지역의 내가 치렀던 일에 대한 서류이므로 내 맘대로 하겠다는 것. 

 

한데, 이놈의 것이, 몇 차에 걸쳐 수정을 거친다. 1차 살펴보기는 나. 2차 살펴보기에는 나와 극심한 나이 차이가 나오는 여자가 내 문서를 검토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한편 무서웠다. 관전히 판에 박힌 여자였다. 철저하게 정해진 규칙으로 사는 여자. 예쁜 얼굴이 참 아까웠다. 줏대없이 사는 여자라고 읊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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