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파친코'를 어서 보고파
여러 무의미한(?) 잡일을 하면서 듣고 있던
서도 밴드와 박정현의 '이별가'를 글로 옮기고는
새삼 몇 년 전 있었던 '팬텀 싱어'에서 나를 감격하게 했던
라비던스의 '흥타령' 감상기를 쓴다.
늘 고마운 'JTBC'여.
그야말로 근 십 수년 동안 내가 반한 노래의 대부분은
JTBC의 오디션들 덕분이다.
음악다운 음악을 펼치게 하는 것은 단연 JTBC이다.
팬텀 싱어 3의 1회 무대에서 새삼 새롭게 본 아티스트는 '고영열'이었다.
분명 국악인인데 피아노를 치면서 대중가요를 노래했던 듯.
속된 말로 '물건이네' 싶을 만큼 그는 작곡이면 편곡 등 만능 엔터테이너였다.
깜짝 놀랐다.
'팬텀 싱어 '팬들의 수준이 참 높아서 그의 음악이 끝난 후 일부 야유성 댓글이 없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나는 그날 그의 음악이 참 괜찮았다. 승승장구할 음악임이 틀림없었다.
매 회 그는 탄탄한 편곡 실력으로 세계 곳곳의 음악을 프로듀싱하였다. 최종적으로 맺어진 팀을 위해 온 정성을 들였다. 존박, 고영열, 김바울, 황건하. 결승 무대는 어느 한 팀 응원할 수 없을 정도로 각 팀이 지닌 실력들이 모두 대단하였다.
라비던스는 준우승이었다.
'팬텀 싱어 3'에서 내가 만난 최애 곡은 라비던스의 '흥타령'이었다.
클래시컬한 고상함을 한껏 안고 있는 목소리의 김바울, 톡톡 튀는 소리로 쭉쭉 내뻗는 힘을 지닌 젊은 황건하, 글로벌하여 클래식에서 힙합까지 모든 갈래의 음악을 소화하는 존노, 음악의 갈래를 무너뜨려버리는 천재 고영열.
이 넷이 만들어낸 '흥타령'
'흥타령' 첫마디에 나는 '아'하는 탄성과 함께 눈물을 줄줄 쏟았다. 참말이다. 줄줄줄줄 흘러내리는 눈물을 한편으로는 주워 삼키면서 내 생을 얼마나 한탄했던가. 반성에 또 반성을 했던가. 내 더럽게 꽉 찬 탐욕에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심사위원이셨던 김문정 감독의 심사평이 생각난다. '저렇게 훌륭한 음악은 세계 무대에 서야 한다'고 했던 듯. 얼마나 고맙고 감사했던지. 역시 김문정 감독이라며 눈물범벅의 얼굴에 히죽 기쁨의 웃음을 머금었던 내 엉망진창의 얼굴이 떠오른다.
우리 국악의 아름다움에 빠져 있다. 물론 '흥타령' 이전에도 나는 국악을 참 즐겨 듣고 좋아해 왔다. 자긍심을 느낀다. 내가 우리 민족이어서 참 좋다. '국가'며 '민족'이라는 낱말에 그다지 친하지 못한 나인데 나는 그만 당시 일주일 여 들을 때마다 눈물 바람으로 이 음악을 들었다.
하여 JTBC에서 또 국악 관련 오디션 '풍류 대장'을 할 때 나는 고영열을 응원했다. 그가 부른 임희숙의 노래는 얼마나 멋있었는지. 준결승에선가 그만 탈락하고 말았지만 '고영열은 아마 간판용으로 나왔을 게야'라며 그의 탈락에 나는 그럴싸한 이유를 붙여 옹호했다.
고영열은 세계 곳곳, 여러 민족의 음악을 프로듀싱하는 능력이 대단하다. 그의 프로듀싱으로 그룹 '라비던스'로 뭉쳐 내놓은 '흥타령'을 들으면서 나는 얼마나 커다란 음악의 맛을 느꼈던가. 어떤 호화찬란한 음식으로도 맛볼 수 없었던 최상의 맛을 내게 맛보게 한 이 음악으로 나는 한동안 못 자고 못 먹고, 그러나 너무 잘 살았다.
다음에는 국악의 참맛을 내게 선물해 주신 '어디로 갈거나'의 김영동 선생님을 언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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